[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KBO리그 전반기 마감이 눈 앞에 다가왔다. 역대급 순위다툼이 벌어진다. 1위 KIA 타이거즈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불과 12경기 차다. 2위 LG 트윈스는 시즌 초반 고우석의 미국 진출, 외국인투수들의 부진, 주축 투수들의 줄부상 등으로 작년보다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선두 KIA에 2.5경기 뒤진 2위다.
염경엽 감독은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작년보다 플러스 10이상(승패마진) 빠진 시즌인데, 모든 팀이 어려운 전반기를 보냈다. 그만큼 평준화 돼있다. 전반기를 보면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증명됐다. 후반기에 우리도 좀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이 꼽은 전반기 LG의 MVP는 5선발 손주영과 마무리 유영찬이다. 두 사람은 작년엔 이 역할을 맡지 않았다. 팀 사정이 작년보다 안 좋은데 작년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아 본인들도 성장했고, 팀의 2위를 견인했다. LG가 시즌 초반 중위권에 머무른 걸 감안하면 두 사람의 역할이 컸다.
손주영은 염경엽 감독이 긴 호흡으로 육성하는 좌완 선발이다. 장기적으로 구단을 대표하는 토종 선발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16경기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준수하다. 퀄리티스타트 4회에 피안타율 0.282, WHIP 1.55로 보듯 압도적이진 않다. 그러나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선발진 붕괴를 막았다.
염경엽 감독은 “주영이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주영이까지 흔들렸다면 엄청 (LG가)흔들렸을 거예요. 어쨌든 6월 한 달간 거의 국내 선발 승수를 챙겨야 될 선발 두 명(임찬규-최원태 합계 1경기 등판)이 빠졌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승부처였는데 어쨌든 주영이가 자기 자리를 지켜줬다. 주영이까지 안 좋았으면 불펜 과부하가 엄청 걸렸겠죠. 주영이가 그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그 자리를 지켜준 게 마운드의 전체적인 과부화를 막은 거죠”라고 했다.
외인 원투펀치 디트릭 엔스와 케이시 켈리도 사실 기대만큼의 퍼포먼스와 거리가 있었다. 전반기 막판 눈에 띄게 퍼포먼스를 끌어올렸지만, 최원태와 임찬규의 부상으로 LG 선발진이 힘을 받지 못했다. 손주영의 발굴은 큰 수확이다.
유영찬의 경우 고우석의 미국 진출과 동시에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클로저 데뷔를 지시받았다. 예년부터 차기 클로저 감이라는 평가를 했고, 실제 고우석이 떠나자 마무리로 연착륙했다. 36경기서 5승3패17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89. 세이브 1~2위를 달리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과 정해영(KIA 타이거즈)에게 투구내용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
특히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이 36경기서 38이닝을 소화한 것을 주목했다. 아웃카운트 4개 이상, 다시 말해 1이닝+ 퍼포먼스가 적지 않았으나 초보 마무리답지 않게 잘 했다고 칭찬했다. 그만큼 LG 마운드 사정이 안 좋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유영찬이 마무리로서 강인함을 입증한 장면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은 “영찬이 같은 경우는 더블 이닝을 어쨌든 많이 했잖아요. 그러니까 그 더블 이닝은 어떻게 보면 넘어갈 수도 있었던 게임이다. 그 게임이 넘어가면 그 한 게임이 넘어가는 게 아니라 한 5~6 게임, 한 달에 어떤 여파를 줄 수 있었는데 영찬이가 다 끊어줬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 위치에 있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일례로 LG는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더블헤더 2차전서 8회에만 8득점 빅이닝 하고도 추격을 허용, 아슬아슬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유영찬이 또 갑자기 등장해 위기를 극복하면서 팀에 1승을 선물했다.
염경엽 감독은 “거기서 영찬이가 못 잡았으면 무조건 동점, 뒤집히는 경기였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고생했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영찬이가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 어려운 상황서 뉴 페이스를 2명이나 건졌으니, LG가 후반기에 대도약할 기회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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