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아름다운 이별이다.
SSG 랜더스는 지난 2일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 시라카와 케이쇼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SSG는 창원 원정 경기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고, 금일 선수단은 그동안의 활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시라카와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SSG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라카와를 위해 선수단이 준비한 선물을 공개했다. 바로 시라카와가 첫 승을 챙긴 경기(6월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라인업지에 롤링페이퍼로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또한, 시라카와 유니폼에 선수들이 사인을 한 것도 선물로 전했다.
SSG 선수단은 시라카와에게 미래를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몇몇 선수는 일본어로 글을 남기기도 했다.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 다이노스와의 맞대결이 우천 취소된 뒤 선수단과 코치진 그리고 프런트들이 시라카와와의 마지막 인사의 시간을 가졌다.
라인업지와 유니폼을 선물로 받은 시라카와는 SSG의 SNS를 통해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렇게 크게 해 주실 줄 몰랐는데, 언제나 따뜻하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SSG를 떠나게 됐지만, 저를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팬 여러분이 정말 좋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라카와는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KBO리그 무대를 밟은 첫 번째 선수다.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지난 5월 좌측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이상 회복이 필요했고 SSG가 발 빠르게 움직여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활약하고 있던 시라카와를 영입했다.
줄곧 독립리그에서만 활약했던 시라카와의 첫 번째 프로 무대 입성이었다. 그전까지 해외를 나가본 적도 없었던 시라카와는 SSG에 입단하기 위해 여권을 만들기도 했다.
취업 비자를 발급받은 시라카와는 데뷔전이었던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경기 초반 긴장을 한 모습 때문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탈출했다. 이후 긴장이 풀리며 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6월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8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13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 5이닝 1실점, 21일 인천 NC 다이노스전 6⅓이닝 10탈삼진 2실점, 27일 인천 KT 위즈전에서는 5⅓이닝 5실점(3자책)으로 KBO리그에서의 등판을 마쳤다.
시라카와는 5경기에서 2승 2패 23이닝 10사사구 27탈삼진 평균자책점 5.09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65를 기록했다.
시라카와의 모습에 SSG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사이 회복해 퓨처스리그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한 엘리아스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시라카와로 교체하느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SSG의 선택은 엘리아스였다.
SSG는 “기존 외국인투수 엘리아스의 6주 간의 재활 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다.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 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황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시라카와의 거취다.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밟는 것이 꿈이었던 시라카와가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드래프트에 도전할지 아니면 KBO의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을지 여부다. 현재 두산 베어스가 시라카와와 연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라카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