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ERA 4.40.
만약 현 시점에서 최동원상 혹은 투수 골든글러브를 뽑아야 한다면 주인공은 누구일까.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하는 사이영포인트에 따르면, 1위는 37.9점의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이다. 네일은 2위 카일 하트(NC 다이노스, 34.4점)에게 3.5점 앞섰다.
뒤이어 사이영포인트 3~5위가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30.4점),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히어로즈, 30.1점), 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 28.6점)다. 국내 1위이자 전체 6위가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27.5점)이다.
내일은 올 시즌 16경기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51(1위)이다. 퀄리티스타트 10회를 수립했다. 96.2이닝(공동 4위) 동안 96탈삼진(4위)에 WHIP 1.18(5위), 피안타율 0.249(8위). 스탯티즈 기준 WAR은 3.36으로 투수 3위 및 리그 10위.
150km대 초반을 찍는 투심에 스위퍼와 슬러브를 섞는다. 체인지업과 투심, 커터 비중은 높지 않다. 두 종류의 스위퍼를 던진다. 여기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 옆으로 적게 움직이는 구종을 슬러브라고 했다. 어쨌든 이 스위퍼와 슬러브의 피안타율은 스탯티즈 기준 단 0.144다. 무적이다.
그런데 네일은 6월 들어 각종 스탯이 조금 나빠졌다.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40에 그쳤다. 6월 WHIP와 피안타율이 1.40, 0.279로 5월 1.19, 0.232보다 확연히 높아졌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투심이다. 투심 피안타율이 0.338까지 치솟았다.
특히 6월 들어 투심 피안타율이 높았다.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0.571,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 0.636, 19일 광주 LG 트윈스전 0.222, 2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0.455였다. 네일을 상대하는 타자들이 스위퍼 대응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지만, 투심에는 제법 방망이에 맞는 비중이 높아졌다. 호수비에 걸리기도 했고, 야수 정면으로도 갔지만, 일단 맞는 비율이 높아지는 건 좋은 신호는 아니다.
투심은 이제 국내에서도 익숙한 구종이다. 9개 구단 타자들이 계속 연구하고, 상대해보면 어느 정도 적응 가능하다. 스위퍼의 경우 두 종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전히 대응이 쉽지 않지만, 최근 네일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투심을 확실히 노리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네일도 이미 대응에 들어갔다. 롯데전을 보면 평소보다 투심 구사 비중이 줄었고, 오히려 체인지업 구사 빈도를 높였다. 국내에 워낙 좋은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우투수의 체인지업 구사능력이 중요한 시대다.
지난 주말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 기간에, 잠시 그라운드에 몸을 풀러 나온 네일을 멀리서 지켜보니 평소와 글러브 색깔이 달랐다는 지적이 있었다. 네일이 뭔가 변화를 주고 있음을 암시하는 또 다른 증거일 수도 있다.
네일이 과거 미국에서 선발투수로 긴 이닝을 아주 많이 소화해보지는 않았다. 5~6회 피안타율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꾸준히 받는다. 그러나 어느 투수든 5~6회 피안타율은 높아지기 마련이며, KBO에서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투수가 결국 살아남는다는 평가가 많다. 내부적으로도 네일은 영리한 투수여서, 위기를 맞이했다고 해서 쉽게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래서 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전반기 최종전이 화두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과 네일을 저울질하다 네일을 택했다. 에이스에 대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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