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남미의 월드컵인 코파 아메리카에서 인종차별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축제의 장이 상처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2024 코파 아메리카 개막전부터 인종차별이 나왔다. 지난 21일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2024 코파 아메리가 개막전 캐나다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캐나다 대표팀의 센터백으로 출전해 풀타임을 뛴 모이즈 봄비토. 그가 인종차별의 피해자였다. 봄비토가 아르헨티나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에게 강한 태클을 했다는 이유로. 이런 그를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나왔다. 그러자 캐나다축구협회가 성명을 발표했고,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조사에 나섰다.
‘ESPN’은 “캐나다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인종차별 학대가 나왔다. 캐나다축구협회는 선수 중 한 명이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적 학대를 받았다며, 스포츠 관리 기관에 신고를 했다. 그 선수는 캐나다의 중앙 수비수 봄비토다. 메시를 막아냈던 수비수다. 그는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적 학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축구협회는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 선수 한 명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이 나온 것을 파악했다. 우리는 이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CONCACAF와 CONMEBOL과 소통하고 있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봄비토는 자신의 SNS에 ‘나의 아름다운 캐나다’라고 쓴 후 “그런 헛소리를 용납할 수 없다”며 분노를 표현했다.
인종차별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미국 대표팀의 티모시 웨아가 피해자가 됐다. 미국은 지난 28일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 파나마와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변이었다. 북중미 최강호 미국이 약체 파나마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패배의 원흉으로 찍힌 이가 웨이였다. 그는 전반 18분 상대 선수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하며 레드카드를 받았다. 다이렉트 퇴장이었다. 결국 이른 시간 10명이 된 미국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후 웨아는 “나는 팀과 국가를 실망하게 했다. 한순간의 분노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팀 동료, 감독, 가족, 팬들에게 사과한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또 배웠다. 상대가 나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고, 팀과 서포터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사과를 했지만 웨아를 향한 무차별 인종차별 공격이 시작됐다. 웨아는 대통령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발롱도르를 수상한 축구 전설이자, 라이베이라 대통령을 역임한 조지 웨아다. 가해자들의 인종차별은 웨아의 가족에게까지 번졌다.
미국은 2일 오전 우루과이와 C조 최종전을 치른다. 8강 진출 여부가 달려 있는 경기다. 하지만 경기보다 인종차별 논란에 더욱 큰 시선이 몰렸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타일러 아담스는 인종차별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는 작심하면서 답했다.
아담스는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경기를 잘 하든, 잘 하지 못하든 SNS에는 항상 그런 말들이 올라온다.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SNS는 언제, 어디서나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축구협회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축구협회는 “이런 증오적이고, 차별적인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러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팀으로서 추구하는 존중과 포용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이때, 만나는 상대가 우루과이다. 로드리고 벤탄쿠르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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