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 2년 동안 ‘복덩이’와 다름이 없었던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두산 베어스의 선택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두산에 가장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
브랜든은 지난 2022시즌 중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브랜든은 11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두산과 재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하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연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딜런 파일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자, 다시 한번 두산과 손을 잡았다.
짧았지만 이미 한차례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를 경험했던 만큼 브랜든은 더 위력적이었다. 브랜든은 지난해 18경기에 등판해 무려 11승(3패)을 쓸어담는 등 평균자책점 2.49으로 활약했고, 마침내 재계약에 성공하며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을 맞게 됐다. 그리고 올해도 14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12로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두산의 예상을 빗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브랜든이 어깨 통증을 호소한 것. 회복세는 나쁘지 않은 모양지만, 3주 이상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상을 털어내고, 빌드업을 통해 다시 마운드로 돌아올 때까지는 6~7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두산은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와델이 돌아올 때까지 마운드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투수가 매우 귀한 상황. 브랜든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는 물론 짧은 기간이지만 공백을 최소화해줄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쉽지 않다. 때문에 두산은 SSG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유는 SSG 또한 결단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자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던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했는데, 이 계약이 오는 4일이면 만료가 된다.
현재 SSG는 최근 불펜 피칭을 마치고 복귀를 앞두고 있는 엘리아스와 시카라와를 두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엘리아스는 지난해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로 활약을 했으나, 올해는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썩 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반면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보다는 상위 레벨임에도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로 나쁘지 않은 모습. 엘리아스가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작년의 폼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때문에 SSG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시라카와보다는 엘리아스가 더 매력적인 선수라는 점이다. KBO리그에 대한 경험도 많고, 실력의 ‘고점’을 고려해보면 시라카와보다는 엘리아스가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SSG의 선택은 엘리아스의 잔류가 될 것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두산은 일단 시라카와와 엘리아스 중 어떤 선수가 웨이버가 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 선택지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前 키움 히어로즈 출신의 에릭 요키시다. 요키시는 KBO리그에서 5시즌 동안 130경기에 등판해 56승 36패 평균자책점 2.85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미 지난달 29일 입국해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테스트를 받은 상황이다. 두산은 SSG와 결별하는 선수와 요키시를 두고 브랜든의 대체 선수를 선택할 전망.
어떤 선수가 SSG와 결별하더라도 KBO리그의 커리어만 놓고 본다면 요키시를 대체 선수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지난해 키움을 떠나는 과정에서 수술대에 오른 요키시는 실전 감각이 매우 떨어져 있다. 순위싸움이 급한 상황에서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도박’과도 같다. 이로 인해 두산은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시라카와 또는 엘리아스 둘 중 한 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SSG가 엘리아스와 동행을 선택한다면, 두산의 시선은 시라카와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본프로야구의 신인드래프트는 10월 24일, 일본 드래프트 참가를 희망하고 있는 시라카와 입장에서는 독립리그보다는 KBO리그에서 쇼케이스를 이어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이미 5경기에 등판하면서 경험치도 쌓였다. 물론 상대 타자들도 시라카와에 대한 분석을 마쳤을 수 있지만, SSG 시절보다 두산에서 더 좋은 투구를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SSG의 선택 2일로 넘어왔다. 시라카와와 계약이 만료되는 것은 오는 4일.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다. SSG와 두산이 과연 어떠한 선택을 내리게 될까. 부상선수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가 KBO리그에 또 하나의 흥미로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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