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일본 배구가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세계 최고의 강호들이 출전하는 국제배구연맹(FIVB)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남자대표팀과 여자대표팀이 동반 준우승을 달성했다.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잇따라 꺾고 쾌거를 이뤘다.
먼저 여자 대표팀이 준우승 성과를 달성했다. 2024 VNL에서 최종 2위에 올랐다. 16개국이 치른 예선전에서 5위에 랭크됐다. 8강 토너먼트에 당당히 진출했고, 8강전에서 ‘아시아 라이벌’ 중국을 세트 점수 3-0으로 완파했다. 이어 준결승전에서 ‘남미의 강호’ 브라질을 풀 세트 접전 끝에 꺾었다.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1-3으로 패했지만,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적어냈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 후 추락한 한국 여자대표팀과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은 3년 전 올림픽에서 4강에 올랐으나 주전 멤버들의 은퇴와 신구조화 실패 등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VNL 30연패를 당하는 등 국제경쟁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번 대회에서 연패 사슬을 끊었으나 16개 팀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일본 남자 대표팀은 1년 만에 VNL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 예선전을 4위로 통과했고, 8강전에서 캐나다를 3-0으로 완파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예선 1위에 오른 슬로베니아를 3-0으로 물리쳤다.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1-3으로 져 우승에 단 한 발이 모자랐다.
첫 우승 기회를 놓쳤으나 대회 내내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전해 2024 파리올림픽 기대를 드높였다. 경기력 기복이 적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반면에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국제경쟁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VNL 본선과 파리올림픽 본선에도 나서지 못하고, 아시아 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일본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일본의 남녀 동반 VNL 준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직력과 분석력이 좋은 일본 배구가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 의미가 깊다.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과 남미 팀들에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일본이 보여준 셈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성장한 일본과 달리 아시아에서도 고전하는 한국 배구의 단면을 드러내 씁쓸한 뒷맛을 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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