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UFC 페더급 공식 랭킹 13위 댄 이게(33·미국)가 UFC 대회 시작 4시간 전에 출전 제의를 받고 경기에 나섰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놀라운 투혼과 기량을 발휘해 박수를 받았다. 진정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실천해 눈길을 끌었다.
3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아레나에서 열린 UFC 303은 시작 전부터 변수를 맞이했다. 공동 메인이벤트에 나설 예정이었던 UFC 페더급 3위 브라이언 오르테가가 컨디션 난조로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체온이 39.4도까지 올라가 동급 14위 디에구 로페스와 경기에 나설 수가 없었다.
UFC 측은 긴급하게 ‘대타’를 찾았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이게에게 긴급 호출을 했고, 이게가 극적으로 경기를 받아들였다. 이게는 당시 경기장 주변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다가 대체 선수 출전을 결정하고 옥타곤에 올랐다. 그야말로 갑자기 경기에 투입된 셈이다.
경기 4시간을 앞두고 ‘대타’로 나섰으니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완패가 예상됐고, 실제로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지는 듯했다. 1라운드부터 크게 밀렸고, 2라운드에서도 열세를 보였다. 로페스의 서브미션에 걸려 패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2라운드까지 버텨냈고, 3라운드에서는 펀치 러시로 분위기를 잡았다. 라운드 막판에는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 펀치를 적중해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결과는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 채점자 3명 모두 28-29로 이게의 열세를 판정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확실하게 밀렸기 때문에 점수 싸움에서 뒤졌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점해 로페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는 경기 후 오는 7월 21일 UFC on ESPN 60에 출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이게가 원하면 다음 달 경기 출전을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이게는 2021년 6월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정찬성에게 시종일관 밀린 끝에 판정패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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