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이 작업을 주도하게 된다.
30일 축구계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정해성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이후에도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위원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남은 분들이 마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종 후보 선정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여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지난해 1월부터 기술발전위원장을 맡아왔으며, 올해 4월부터는 상근직으로 신설된 기술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기술이사는 대표팀 관련 업무와 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이임생 기술이사는 정해성 위원장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관여해왔다.
정해성 위원장은 지난 2월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어왔으나, 지난 28일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축구협회에 사의를 전달했다. 정 위원장은 외국인 지도자 100명 이상을 평가했지만, 매력적인 후보들은 연봉 등 현실적인 조건이 맞지 않아 국내 지도자 쪽으로 판단이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축구협회 최고위층은 내국인 감독 선임을 부담스러워했고, 이러한 간극을 좁히지 못해 정 위원장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의 ‘키’를 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외국인 지도자’ 쪽으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현재 4명 안팎의 외국인 후보를 추려놓은 상태이며, 이임생 기술이사는 이번 주 출국해 이들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국내 지도자들은 모두 감독직을 고사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K리그1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내가 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로 올라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대표팀 감독의 ‘경계’가 정해졌다는 것”이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대표팀은 3월과 6월 A매치 기간 동안 황선홍,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4경기를 무난하게 치르고 조 1위로 3차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7일 진행된 3차 예선 조 추첨에서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3차 예선 첫 경기는 9월 5일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새 감독 선임을 더는 늦출 수 없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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