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20홈런은 상징적인 수치다.”
지난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대결이 끝난 뒤 최정(SSG 랜더스)이 한 말이다.
당시 최정은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최정의 개인 통산 477번째 홈런이자 올 시즌 19호 홈런이었다.
9년 연속 20홈런까지 단 1개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최정은 2016년 40홈런을 시작으로 2017시즌 26홈런, 2018시즌 35홈런, 2019시즌 29홈런, 2020시즌 33홈런, 2021시즌 35홈런, 2022시즌 26홈런, 2023시즌 29홈런을 터뜨리며 8년 연속 20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당시 최정은 “20홈런이라는 것은 상징적인 수치다. 달성하면 좋을 것 같다. 승리하는 경기에서 나왔으면 좋겠다”며 홈런왕 경쟁에 대해서는 “지금 이렇게 하는 것에 만족하면서 안 다치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홈런 순위권 안에만 들어도 성공한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정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최정은 역대 두 번째 9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그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2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1-2로 뒤진 1회말 무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리며 동점을 만들었던 최정은 3회말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었다. 1타점 2루타였다. 18일 삼성전 이후 처음으로 나온 그의 장타였다.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적시타까지 나오며 홈으로 들어왔다.
앞선 두 타석 모두 타점을 올렸던 최정은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솔로 아치를 그렸다. 벤자민의 포크가 복판에 몰렸다.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은 최정의 올 시즌 20번째 홈런이었다.
이로써 최정은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의 뒤를 잇게 됐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활약했던 2012시즌 31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2013시즌 37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후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각각 52, 53홈런을 터뜨린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2시즌의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박병호는 2018시즌 43홈런, 2019시즌 33홈런, 202시즌 20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KT로 이적해 2022시즌 35홈런을 때리며 KBO 최초 9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에는 18개의 아치를 그리며 10년 연속 20홈런 도전은 실패했다.
최정은 박병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9년 20홈런 대기록을 세웠다. 꾸준함이 있어야 가능한 기록이다. 올 시즌 KBO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깬 최정은 500홈런, 그리고 길게 내다보면 10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위해 다시 달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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