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명가라고 불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요즘 꼴이 말이 아니다.
‘절대 명가’의 포스가 사라진지 오래다. 위대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후 1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동네북 신세가 됐다. 더 이상 리그 우승 경쟁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 최고 명가의 자존심을 바닥으로 떨어졌다.
맨유가 추락하는 사이, 중동의 ‘오일 머니’의 지원을 받아 EPL 최고 부자 구단으로 거듭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가 패권을 잡았다. 지금 EPL은 맨시티의 시대다. 맨체스터의 하늘이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바뀐지 오래됐다. 맨시티는 잉글랜드에서 맨유만이 해냈던 ‘트레블’을 달성하더니, 맨유도 해내지 못했던 리그 4연패도 이뤘다.
맨시티와 비교해 지금 맨유는 돈도 없고, 우승컵도 없고, 팬들 볼 면목도 없다.
그렇지만 맨유의 마지막 자존심이 하나 남아있다. 정말 마지막 자존심이다. 이것 만큼은 꼭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 짐 래트클리프도 앞장서는 일이다. 그는 축구인이 아니라 기업인이다. 맨유의 모든 것을 돈으로 바라보며 긴축재정을 시도하고 있다. EPL의 새로운 ‘짠돌이’로 등극했다.
이런 래트클리프마저도 이것 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억만금을 줘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이름이다. 무슨 이름? 맨유의 홈구장 이름이다. 그 이름 자체로도 위대한 올드 트래포드(Old Trafford).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는 영국과 EPL을 상징하는 구장이다. 1910년 개장해 올해로 114년을 함께 하고 있다. 7만 4000석 규모로 EPL 클럽 중 최대 규모고, 영국 전체로 따지면 9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 이은 2위다. 아름답고 위대한 역사와 전통을 품고 있는 구장이다. 절대 명가 맨유의 향기를 품고 있는 경기장이다.
최근 맨유가 경기장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유는 하나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많은 구단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하고 있는 방식이다. 맨시티의 홈구장 이티하드 스타디움도, 아스널의 홈구장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도 그렇다. 돈을 좋아하는 래트클리프 구단주가 대환영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래트클래프 구단주는 올드 트래포드라는 이름만큼은 절대로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맨유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것이다.
영국의 ‘미러’는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라는 이름을 매각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논의 자체가 없다. 래트클리프는 역사적 경기장의 이름을 수익을 창출할 수단으로 매각한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 올드 트래포드라는 이름을 신성불가침 영역이다. 이것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확신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이단이 될 것이다. 나는 올드 트래포드라는 이름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맨유의 홈구장의 이름은 영원히 올드 트래포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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