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의 전설인 홍수환(74) 전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이 47년 전 ‘4전 5기’ 신화를 썼던 파나마를 다시 찾는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홍 전 회장이 현지시간 다음 달 1일 파나마에서 열리는 호세 라울 물리노 신임 파나마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수환은 1969년 19세의 나이에 프로 복싱 선수로 데뷔했다. 그는 197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아널드 테일러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올라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다. 경기 직후 어머니와 전화 통화에서 외친 “엄마야, 나 챔피언 먹었다!”는 지금도 회자되는 명언 가운데 하나다.
홍수환의 전설적인 경기는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 뉴파나마체육관에서 열렸다. WBA 주니어 페더급 초대 타이틀전에서 엑토르 카라스키야를 만난 그는 2라운드에 네 번이나 다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라운드에 왼손 레프트훅으로 KO 승리를 거두며 ‘4전 5기’ 신화를 썼다. 이 경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며 홍수환의 전설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카라스키야는 홍수환에게 패배한 뒤 복서로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1981년에는 복싱 글러브를 벗고 정치인으로 변신해 파나마에서 시장과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은퇴 이후 홍수환은 복싱 해설가와 행정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난 3월에는 자유통일당에 입당하며 정치 분야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또한, 2022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복싱 글러브를 선물하며 인연을 맺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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