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승7패1무.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유독 롯데 자이언츠를 만나면 기를 못 편다. 25~27일 부산 3연전서 1무2패했다. 25일 경기서 14-1 리드가 뒤집혔으니, 사실상 진 것과 다름없는 무승부였다. 올 시즌 롯데전 내용만 봐도 확실히 소위 ‘말린다’는 말이 떠오른다.
중간 상대전적 3승7패1무. 좋은 게 아니다.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최근 불펜 운영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난 3연전이기도 했다. 롯데전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철저한 분석 및 준비는 필요해 보인다. 아직도 롯데와 5경기를 남겨뒀다.
그런데 KIA의 롯데 포비아를 너무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KIA의 롯데전 약세는, 롯데가 KIA를 상대로 잘 싸운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건 롯데를 칭찬할 일이지, KIA가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아니다.
롯데전 약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해도, KIA로선 페넌트레이스 1위 및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가는 게 목표다. 이 목표만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면 롯데전 약세가 아쉽게 다가오겠지만, 롯데전 약세로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는 전혀 성립되지 않는다.
KBO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시즌 최강팀이 해당 시즌 9개 구단과의 상대전적서 전부 강했던 사례가 거의 없다. 2023시즌 LG 트윈스를 봐도 정규시즌서 2위 KT 위즈에 6.5경기 앞선 여유 있는 1위를 차지했으나 NC에 6승10패, KIA에 7승9패로 밀렸다. 2022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SSG 랜더스는 상대전적 열세는 없었지만, KT와 8승8패로 팽팽했다. LG, NC에도 8승7패1무로 역시 팽팽했다.
근래 가장 강력했던 구단, 왕조를 이룩했던 구단은 역시 2011~2015년 삼성 라이온즈다. 특히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했다. 당시 국가대표급 라인업의 삼성조차도 매 시즌 타 구단들을 압도한 게 아니었다. 2011년엔 한화에 9승10패로 밀렸다. 당시 한화는 공동 6위였다. 2012년엔 SK 와이번스에 9승10패, 두산에 7승12패로 각각 밀렸다. 심지어 SK와 한국시리즈서 만났으나 결국 4승2패로 우승했다. 2013년엔 LG에 7승9패, 넥센 히어로즈에 7승8패1무로 밀렸다. 2014년엔 두산에 6승10패로 밀렸다. 그해 두산은 6위였다. 2015년에도 한화 이글스에 6승10패로 밀렸다. 그해 한화도 6위였다.
이처럼 시즌 최강팀이 포스트시즌에 못 나간 팀에 정규시즌서 밀렸던 케이스가 꽤 있었다. 하물며 2~3위권 팀과의 열세는 흔한 일이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며, 모든 구단을 압도하면 시즌 승률이 7할 정도 돼야 정상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5할대 정규시즌 우승팀도 한 차례 나왔고, 대부분 6할대 초반이었다.
올해 KIA는 승률 6할이 안 된다. 좋은 전력이지만 9개 구단을 압도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롯데와 SSG(3승6패), 삼성(2승3패)을 제외한 6개 구단과의 상대전적서 앞서간다. 사실 삼성전 2승3패는 열세라고도 보기 어렵다. 아직 11차례 맞대결이나 남아있고 결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KIA로선 롯데전 열세가 아쉬운 일이고 극복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대권도전에 심각한 암초는 아니다. 장기레이스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상이다. 그게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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