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024시즌 전반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한 신인 선수를 뽑자면 단연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김택연(19)일 것이다.
김택연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신인 투수다. 평소 수줍은 모습으로 선배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그지만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표정이 변한다. 2500rpm에 육박하는 분당 회전수를 자랑하는 그의 패스트볼은 150km를 훌쩍 넘어 포스 미트로 내리꽂힌다. 수직무브먼트가 워낙 뛰어나 타자가 체감하는 속도는 그 이상이다.
고교 시절부터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구사하던 투수였지만 프로에서 이 정도 던질 줄 아무도 몰랐다. 개막 이후 그동안 중간 계투로만 등판했지만 결국 이승엽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김택연은 팀의 마무리 투수로 보직 이동했다. 이승엽 감독은 “구위가 워낙 좋고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다”라며 김택연의 구위와 멘탈을 인정했다.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선 많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요소는 경기를 깔끔하게 종료시킬 수 있는 압도적인 구위의 패스트볼 여부다. 대표적인 선수가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중후반까지 ‘돌직구’라 불리는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로 한.미.일 프로야구를 평정했던 오승환다. 그는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으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3개를 채우는 ‘끝판왕’이었다.
올 시즌 김택연은 전성기 시절 오승환과 비교되는 패스트볼을 뿌리며 ‘제2의 오승환’이라 불리고 있다. 34경기 2승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1이다. 구종 자체가 단순하고 패스트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투수지만 타자가 패스트볼을 노리고 들어가도 알고도 치기 쉽지 않다. 공에 힘이 워낙 좋아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기 힘들다. 오승환 이후 이렇게 한가운데로 패스트볼 승부를 하는 어린 선수가 있었을까. 올스타전 선수단 투표에서 유일하게 200표를 넘어 선수들이 인정한 투수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건 탈삼진률이다. 138타자를 상대하며 38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탈삼진률이 무려 27.5%다. 이 기록은 규정이닝 30% 이상 소화한 역대 19세 투수들의 탈삼진률 2위 기록이다. 지난 2006년 신인상과 리그 최우수 선수(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평정했던 류현진의 탈삼진률 25.5%보다 높은 수치다.
전반기 승승장구하며 고졸 신인 선수로 역대 5번째로 올스타전 베스트12에 이름을 올린 김택연이 지난 2018년 27.7% 탈삼진률을 기록한 롯데 윤성빈 기록을 넘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19세 투수 탈삼진률 1위에 도전하는 두산 김택연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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