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대와 열기는 이전의 같은 시점에 비해 덜하다.
이른바 인기 스포츠로 불리는 ‘야농축배’가 빠진 탓이 크다. 메달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개막 전 화제성 면에서 야구·농구·축구·배구를 넘을 종목은 찾기 쉽지 않다.
국내 최고의 인기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고, 축구는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탈락해 40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는 쓴맛을 느끼고 있다. 허웅(부산 KCC)-허훈(수원 kt) 등이 버틴 농구나 김연경(흥국생명)이 은퇴한 배구도 올림픽 티켓을 획득하지 못했다. 팀 구기종목으로는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게 올림픽에 나선다.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야구는 어쩔 수 없지만, 2021 런던올림픽 동메달 포함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던 남자 축구의 탈락은 뼈아프다. 2012 런던올림픽·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올랐던 여자배구가 초대받지 못한 것도 아쉽다.
팀 구기종목이 대거 빠지다보니 올림픽에 파견하는 선수단 규모도 이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150명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에 선수 50명을 파견한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성적 또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더 안타깝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종합 10위에 오른 뒤 ‘종합성적 10위’를 목표로 세우며 국민적 관심을 끌어 모았던 때와는 분명 온도차가 느껴진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12개로 세계 4위에 오르는 기적을 일궜던 한국은 이후 올림픽에서도 꾸준히 종합 10위권 안팎을 지켰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최가 1년 연기됐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6개로 줄면서 16위로 미끄러졌다.
파리올림픽 전망은 더 어둡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6개를 목표로 세웠다. 더 많은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도 있지만, 기대했던 금메달이 불발될 가능성 또한 있다. 만약 금메달 5개 이하 획득에 그친다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최소가 된다. 자칫 종합순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선수단 규모가 최소인 데다 각 종목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도쿄 때 성적만 거둬도 다행이다”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들린다.
그러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전통의 메달밭인 양궁과 새로운 메달밭으로 떠오른 펜싱이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고, 도쿄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유도·태권도·사격·배드민턴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반가운 것은 최근 급격히 성장한 수영, 도쿄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세계 정상급을 자랑하는 여자골프에서도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최정상급 기량과 성적을 찍고도 ‘절대 강자’에 가려 유력한 은메달 후보로 분류되고 있는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 여자 역도 81kg+ 박혜정(고양시청)의 깜짝 금메달도 기대할 수 있다.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종목과 선수들의 느끼는 부담이 크다. 메달이라는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며 과정을 밟아 성장해 도전하는 선수들 모두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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