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영웅들의 로망, 이주형(23)과 장재영(22) 쌍포가 뜬다?
타자로 변신한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이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뽐낸다. 장재영은 20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부터 21~23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4경기서 12타수 2안타 타율 0.167 1홈런 1타점 2득점 3득점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19경기서 5홈런을 터트린 저력은 1군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됐다. 1군에서 기록한 2안타가 모두 장타다. 한화 파이어볼러 유망주 문동주에게 우선상 2루타를 때렸고, 롯데 에이스 애런 윌커슨의 커터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여지없이 풀스윙, 비거리 125m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패스트볼 대처능력 뿐 아니라, 가운데로 몰리는 공은 변화구도 얼마든지 대응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변화구 대처법은 여전히 검증이 덜 됐다. 23일 롯데전서 삼진만 네 차례 당한 이유다. 앞으로 장재영은 자신의 단점만 집요하게 파고들 9개 구단의 대응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는다.
그렇다고 해도 걱정보다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현대야구에서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발굴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다. 그러나 장재영은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장타력을 갖추고 타자로 새출발한 것이나 다름없다. 장재영의 덕수고 시절을 기억하는 한 관계자는 “그때도 장타력이 좋았다”라고 했다.
키움 타선은 내년부터 또 달라진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때문이다. 김혜성이 떠나면 타선의 기둥을 맡을 선수가 마땅치 않은 게 고민이다. 베테랑 이용규, 이원석, 최주환, 이형종이 있지만, 선수생활의 황혼기이거나, 올 시즌을 마치고 FA다. 이형종 정도가 남은 계약기간 2년간 중심을 잡을 수 있지만 미래 전력이라고 보긴 어렵다.
결국 주장 송성문에 이주형이 팀 타선을 이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이주형조차 풀타임이 올해가 처음이다. 더 좋은 경험을 쌓고 결과를 낼 때까지, 그리고 장재영이 타자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2~3년 안에 이주형과 장재영이 쌍포로 중심타선을 책임지는 날이 온다면, 키움 팬들이 이것보다 즐거워할 일이 또 있을까. 이정후와 김혜성을 완전히 잊을 수 있는, 새로운 중심이 들어서야 하고, 그 적임자가 이주형과 장재영인 건 사실이다. 이주형은 이정후처럼 정확성 있는 타격을 하지만 장타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장재영이 타석에 많이 들어가면서 부단히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구단이 상황에 따라 다시 2군에 보낼 가능성도 없다고 보기 어렵지만, 결국 1군에서 승부를 보고 성공해야 할 타자다. 비록 지난 몇 년간 투수로 방황했지만 아직도 22세다. 투자 금액을 전액 회수할 시간은 충분하다. 장재영이 타자로 성공해야 키움 사람들도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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