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설’ 스즈키 이치로 이후 일본 최고의 교타자로 불렸던 요시다 마사타카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외야로 경기에 나서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쪽 선수’로 전락하고 있다.
요시다는 지난 2015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 데뷔 첫 시즌부터 63경기에 출전해 10홈런 타율 0.290 OPS 0.854로 활약하더니, 이듬해에는 64경기에 출전해 71안타 12홈런 타율 0.311 OPS 0.928로 펄펄 날아올랐다. 이는 일본에서 요시다의 화려한 커리어의 시작 단계에 불과했다.
요시다는 2018시즌 143경기에 나서 무려 37개의 2루타를 생상하는 등 165안타 26홈런 타율 0.321 OPS 0.956의 성적을 남기며 풀타임 시즌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고, 2019시즌에는 무려 29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타율 0.322 OPS 0.956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2020시즌에는 홈런수가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으나, 타율이 0.350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요시다는 2021시즌 다시 홈런을 21개까지 끌어올린 뒤 2022년 119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21홈런 88타점 타율 0.335 OPS 1.008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기는 등 일본에서만 762경기에 출전해 884안타 133홈런 타율 0.327 OPS 0.960의 성적을 남긴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결과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약 1250억원)의 결코 적지 않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당시 요시다의 계약을 두고 미국 현지 언론과 구단 관계자들은 ‘오버페이’라는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보스턴은 요시다가 일본에서 남긴 성적을 의심하지 않았고, 요시다는 보스턴 유니폼을 입기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7경기에서 9안타 2홈런 13타점 타율 0.409 OPS 1.259를 기록하며 일본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큰 힘을 보태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지난해 140경기에 출전해 155안타 15홈런 72타점 71득점 타율 0.289 OPS 0.783으로 훌륭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보스턴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였던 요시다. 하지만 올해 요시다의 입지는 지난해와 천지 차이다. 요시다는 지난해 장점과 단점을 모두 드러냈다. 타격 기술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라고 한다면, 가뜩이나 저평가를 받았던 수비는 더 기대 이하였다는 점. 이 때문에 요시다는 훌륭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수비에서 가치를 모두 깎아 먹으면서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수치도 높지 않았었다. 이점이 올해 요시다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보스턴 지역언론 ‘매스라이브닷컴’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좋았을 때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요시다의 외야는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요시다는 지난해 좌익수로 85경기에 출전했으나, 올해는 단 1경기 1이닝에 불과하다. ‘매스라이브닷컴’에 따르면 요시다는 지난 23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외야수로 뛰는 것이 그립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렉스 코라 감독은 요시다의 외야수 기용에 대해 “현재로선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비에서는 기대 요소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요시다는 타격에서도 부진을 거듭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요시다는 지난 4월말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수술은 피했지만, 이 부상으로 인해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에서 다시 빅리그 무대로 돌아왔으나, 복귀 이후 성적은 3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 타율 0.118 OPS 0.336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수비에서 기대요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요시다는 방망이까지 차갑게 식으면서 24일 경기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매스라이브닷컴’에 따르면 요시다는 “내가 지명타자로 안타를 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그랬다.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할 일은 지금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뿐이다. 나는 스윙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이에 코라 감독은 “요시다는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가 살아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는 공을 강하게 쳐왔다”며 반드시 부활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사령탑은 외야수로 기용할 마음이 없고, 요시다의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천재타자’로 불렸던 요시다가 메이저리그에서는 ‘반쪽’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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