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양희영(35)이 16년 만에 메이저퀸이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사마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한 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7타를 기록한 양희영은 고진영(29·솔레어)과 릴리아 부(미국), 야마시타 미유(일본·이상 4언더파 286타) 등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56만 달러(약 21억 7000만 원).
양희영은 이로써 지난해 11월 LPGA투어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우승을 일궈내며 LPGA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또 2008년부터 LPGA투어에서 뛴 양희영은 무려 16년 만에 개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는 양희영이 76번째로 출전한 메이저대회였다. 가장 좋은 성적을 쓴 2012년과 2015년 US여자오픈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메이저대회에서 21번이나 메이저대회 톱10에 올랐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작년에도 셰브론 챔피언과 AIG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랐다.
아울러 양희영은 다음 달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예약했다. 지난주 세계랭킹이 25위로 한국 선수 중 4위였던 양희영은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해선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진입해야 했다. 이번 우승으로 15위 이내 진입이 유력하다.
그렇게 되면 양희영은 올림픽 출전권이 확정되기 전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극적으로 ‘막차 티켓’을 잡게 될 전망이다.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양희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우승 가뭄을 끝냈다. 한국은 올 시즌 개막 이후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는 2000년 이후 24년 만의 가장 긴 무관이었다. 양희영의 우승으로 이번에도 16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따내게 됐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22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전인지(30·KB금융그룹) 이후 2년 만이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선 한국 선수 10번째 우승이다. 양희영에 앞서 박세리(1998, 2002, 2006), 박인비(2013~2015), 박성현(2018), 김세영(2020), 전인지(2022)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챔피언조로 출발한 양희영은 전반에는 잘 이끌어나갔다.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양희영은 10번 홀(파5) 보기로 후반 경기를 출발했다. 그러나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이어 13번 홀(파3)에서 날카로운 티샷으로 1타를 줄이면서 10언더파를 만들며 5타차 단독선두를 내달렸다.
그러나 막판이 좋지 않았다. 16번홀(파4)부터 갑자기 흔들렸다. 짧은 파 퍼트를 놓친 것이다. 이어진 17번홀(파3)에선 티샷이 그린 옆 해저드로 굴러내려가면서 결국 더블보기로 마무리했다. 두 홀에서 3타를 잃었지만, 4언더파의 고진영과 릴리아 부와는 여전히 3타 간격이라 우승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양희영은 마지막 파5 18번 홀에서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양희영이 마지막 챔피언 퍼트를 하자 고진영, 김효주, 최혜진 등 한국 선수들은 샴페인과 물을 뿌리며 격하게 축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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