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개막한 제32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한밭여중은 세 번의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상원중과의 1차전에서는 1-4로, 가정여중과의 경기에서는 0-7, 진주여중과의 경기에서는 0-9로 대패했다. 한밭여중은 모든 경기에서 단 9명의 선수만 뛰었다. 이는 단순한 부상이나 일시적인 문제를 넘어선, 여자축구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다.
한국 여자축구계는 현재 심각한 선수 수급 문제에 직면해 있다. 4월 기준 여자 전문 선수는 1,328명으로, 이는 지난해 8월의 1,570명보다 200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2014년과 비교하면 23%나 감소한 것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수는 더욱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12세 이하(U-12) 선수는 291명으로, 이는 2011년 이후 최초로 200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11년부터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전략을 발표했지만, 그 결과는 미비했다. 2015년 6월, 협회는 ‘여자축구 활성화 전략 수립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한 실행 방안을 제시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이 로드맵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자 프로축구 WK리그는 여전히 낮은 관중 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남자 축구는 손흥민의 활약으로 대표되는 국가대표 경기와 K리그의 흥행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자 축구가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직업적 전망의 불확실성이다. 많은 여자 축구 선수들이 비전 부족으로 인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축구연맹은 부족한 예산과 인력으로 인해 효과적인 운영이 어렵다. 사무국 인원이 3명뿐인 상황에서 8개 팀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또한, 여자축구&저변확대팀은 여자축구에만 집중할 수 없고, 남자 동호인 축구 등 생활체육 전반에 걸친 업무도 담당해야 한다.
정몽규 회장은 취임 초기 여자축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자축구는 전 세계 축구계의 화두”라고 언급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미미했다. 윤덕여 세종스포츠토토 감독은 “중요한 건 협회의 의지다. 여자축구를 키우겠다는 게 정 회장의 취임 일성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다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회의 강력한 의지와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여자축구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재점검하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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