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건우(34, NC 다이노스)의 재치라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찜찜함을 지울 수 없는 순간이었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19일 서울 잠실구장. 18일 경기서 심판들의 태그/포스 플레이 오적용으로 논란이 빚어진 이후 하루만에 또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나왔다. 두산 3루수 전민재(25)가 인필드플라이에 대해 순간적으로 착각했다.
NC가 4-3으로 앞선 6회초 1사 1,2루. 권희동이 이영하에게 볼카운트 1B1S서 3구 낮게 깔린 슬라이더를 퍼올렸다. 타구는 내야를 살짝 벗어났다. 그러나 야수들이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가 아니었다. 때문에 심판들은 두산의 고의낙구에 의한 더블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제히 주먹을 쥐고 팔을 들어 인필드플라이 사인을 냈다. 권희동은 그렇게 아웃.
그런데 뒷걸음하던 유격수 박준영이 타구를 놓쳤다. 그러자 1루 주자 맷 데이비슨과 2루 주자 박건우가 동시에 진루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박준영은 타구를 잡아서 3루수 전민재에게 송구했다. 진루 의무가 없는데 진루를 시도했으니 태그플레이 상황.
때문에 전민재는 박건우가 3루 점유를 시도하기 전에 박건우의 몸을 태그하면 이닝 종료였다. 그러나 공을 가진 전민재는 잠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고, 순간적으로 3루 근처에 도달한 박건우와 대치(?)했다.
이때 박건우가 재치를 발휘했다. 슬쩍슬쩍 움직이더니 전민재를 최대한 피해 다리를 쫙 뻗어 3루를 밟았다. 3루심은 당연히 세이프 선언. 이닝이 끝나야 하는 상황인데 2사 2,3루가 됐다. 덕분에 NC는 김휘집이 타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영하가 폭투를 범한 사이 박건우가 홈까지 밟았다.
두산으로선 전민재의 인필드플라이 규칙 착각만 없었다면 박건우에게 실점할 이유가 없었다. NC는 2점차로 도망가는, 소중한 득점이었다. 결국 7-5로 승리하고 전날 패배를 갚았다. 박건우의 득점이 경기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었지만, 그걸 떠나서 야수가 인필드플라이에 대한 대처가 되지 않는 모습은 옥에 티였다.
인필드플라이는 심판진의 시그널이 나온 순간 타자의 아웃이 선언되지만 볼데드는 아니다. 때문에 주자들은 진루를 시도할 수 있다. 단, 보통 야수가 뜬공을 잡기 때문에 주자들이 움직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야수가 타구를 잡든 안 잡든 인필드플라이 선언 자체로 타자는 아웃이다. 그리고 박준영처럼 간혹 다이렉트 포구가 되지 않는 케이스도 나온다.
야수들은 당연히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된 타구가 그라운드에 닿을 때 주자의 움직임 여부에 따라 매끄럽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전민재는 이게 미흡했다. 해당 장면 이후 조성환 수비코치가 전민재를 불러 인필드플라이 이후 대처법에 대해 따로 숙지를 시키는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명색이 프로야구인데 보기 씁쓸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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