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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에게 ’손흥민 인종차별‘에 대해 질문받은 린가드, 최악의 인종차별 피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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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린가드 / 뉴스1
6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1대0으로 승리 후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토트넘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주장인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농담을 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가 떠들썩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트드에서 뛰었던 제시 린가드(FC서울)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17일 스포티비뉴스에 따르면 린가드는 최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울산HD 경기 후 기자와 만나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인종차별 일이 터졌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한 일이다. 혹시 알고 있다면 어떤 의견인지 궁금하다”란 질문을 받았다.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의 질문을 들은 린가드의 입에선 “잘 모르겠다”란 답이 나왔다.

매체는 린가드 반응이 충분히 이해된다며 “올해 겨울 FC서울에 합류해 K리그에서 뛰고 있고, 집중하고 있어 프리미어리그 팀과 선수들을 향한 발언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축구팬 사이에선 왜 아무런 관련이 없는 린가드에게 EPL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물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꼭 그렇게 볼 건 아니다. 린가드 역시 인종차별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흑인 혼혈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여러 차례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공격을 경험했다. 이들 사건이 그의 정신적, 정서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019년 린가드는 소셜미디어에서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그는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인종차별적인 댓글과 메시지에 시달려야 했다. X, 인스타그램 등에서 린가드를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언급들이 쏟아졌고, 이는 그의 정신 건강에 큰 타격을 줬다. 린가드는 “소셜 미디어에서의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은 매우 고통스럽고, 이는 단지 축구 선수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의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린가드는 경기 중에도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었다. 리그 경기 중 일부 관중들이 린가드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즉각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비판하며 관련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벌였다. 클럽은 성명서를 통해 “인종차별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선수들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발표했다.

여러 인터뷰에서 그는 인종차별적인 경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은 여전히 축구와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문제로 남아 있다”며, “이러한 경험들은 선수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보호하고, 더 강해지도록 만드는 동시에,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2021년엔 ‘잉글랜드 풋볼’에 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힌 기고문을 자기 이름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흑인들이 버스 뒤에 탑승해야 했던 사실, 백인 전용 가게가 있었던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날은 그런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교육은 인종차별, 사회적 불평등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학교는 정말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우린 그것을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린가드는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줄 플랫폼이 있고, 그 플랫폼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화면 뒤에 숨어 있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사람들은 ‘축구에나 집중하라’고 말할 수 있지만 세상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페널티킥을 놓친 후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페널티킥을 놓쳤단 이유로 인종차별을 당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그(래시포드)가 그런 일을 겪는 것을 보는 것은 끔찍했다”라며 ”사람들의 무지 때문이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삶에서 겪은 일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면 뒤에 숨어서 작은 프로필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인종차별을 하는 것은 쉽지만 우리는 결국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벤탄쿠르는 자국 TV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 도중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성 농담을 한 뒤 사과한 바 있다.

그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를라 가미세타’에 나와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갖다 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벤탄쿠르 발언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 발언이다.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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