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를 승리로 이끈 김영준이 경기 후 2군 생활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암울했던 LG 트윈스 마운드에 김영준이 희망을 가져다줬다. LG 트윈스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9-8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김영준은 팀의 승리를 이끈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김영준은 이날 경기에서 3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8회 초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확고한 태세로 타자들을 하나둘씩 제압하고, 이어진 LG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특히 10회에는 흔들림 없는 투구로 상대 타선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는 김영준이 1군 첫 등판에서 보여준 결과다.
경기 후 김영준은 자신의 호투를 겸손하게 돌아보며, 2군에서의 긴 시간 동안 절실했던 1군 무대에 서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포수만 보고 있는 힘껏 던졌다. 긴장감 속에 던져서 구속이 나온 것 같다. 무대 체질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김영준은 “정말 죽고 싶을 정도였다”며 2군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았다.
김영준은 2018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1차 지명을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장기간 2군 생활을 이어갔다. 그 결과, 마침내 올 시즌 중반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승리로 이끌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번 경기는 김영준에게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는 “어떤 보직이든, 어떤 상황이든 감독님, 코치님께서 자리를 정해주시면 거기에 맞춰가는 게 선수다”라며 굳은 다짐을 했다.
김경태 투수코치는 이닝마다 김영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준은 “처음(8회)에 올라갈 땐 ‘자신 있게 볼질 하지 말고 그냥 포수 보고 그냥 강하게 던져라. 이 공 던져라’라고 말씀해 주셨고, 또 다음 이닝 때는 ‘하나 더 간다. 네가 막아봐’ 하셨다. 마지막 이닝 때는 ‘이제 좀 더 힘 빼고 몸이 좋으니까 좀 더 밸런스로 가져가자’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그 상황에 맞게 잘 제가 생각하고 곱씹고 올라가서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최근 임찬규, 최원태 등 토종 선발진이 연거푸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꾸준히 2군에서 선발로 나섰던 김영준에게도 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는 “차근차근, 하나하나 해가면서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오래 (1군에) 붙어 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김영준 앞에는 많은 기회가 펼쳐져 있고, LG 트윈스는 그가 1군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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