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전 오디션이다.
KIA 타이거즈 ‘밀어치기 장인’ 김선빈(35)은 30대에 들어서면서 잔부상이 많다. 올 시즌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121경기, 85경기, 130경기, 140경기, 119경기에 출전했다. 130경기 이상 출전한 게 딱 두 시즌이었다. 올해도 130경기 이상 출전은 물 건너갔다.
작년에는 발목이 고질적으로 안 좋았다. 올 시즌에는 내복사근 미세손상으로 지난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빠졌다. 30대 중반이 된 만큼, 김선빈의 몸 관리 및 출전시간 조절은 이범호 감독의 또 다른 과제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KIA 내야는 포스트 김선빈 시대에 대비를 할 필요도 있다. 건강한 김선빈은 리그 탑클래스 공수겸장 2루수다. 아직 확연히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중앙내야수는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나이가 적지 않고, 잔부상이 잦은 김선빈의 후계자를 서서히 준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KIA는 서건창이라는 주전급 백업이 있다. 서건창은 2루와 1루 백업을 병행하며, 때로는 지명타자로도 출전한다. 그러나 장기적 구상에 넣긴 어려운 선수다. 김선빈과 똑같이 35세이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굳이 김선빈의 공백을 서건창에게만 짊어지게 하지 않는다. 선발로 기용했다가 경기흐름의 변곡점이 필요한 중반에 홍종표를 투입한다.
홍종표는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6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올 시즌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다. 39경기서 타율 0.291 5타점 12득점 OPS 0.779. 4월 중순 1군에 입성한 뒤 5월 중순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김선빈과 박찬호를 주로 백업해 타격 기회가 제한적이다. 본인도 “타격감 유지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2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한 건 고무적이다.
수비는 15일 수원 KT 위즈전 7회말 무사 1루서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로 갈음하면 된다. 당시 홍종표는 김상수의 2루 옆으로 빠지는 듯한 타구를 몸을 날려 백핸드로 걷어낸 뒤 글러브토스로 4-6-3 더블플레이를 이끌었다. 유격수, 3루수 모두 가능하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홍종표 체제로만 김선빈 공백을 메울 생각은 없다. 김선빈이 빠지고 1군에 올라온 박민에게도 기회를 줄 생각이다. 박민은 4월10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좌측 파울지역으로 가는 타구를 무리하게 쫓아가다 경기장 구조물에 무릎을 크게 찧어 1군에서 말소된 아픔이 있다. 경험 부족이었다.
그러나 2군에서 담금질을 해왔고, 다시 부름을 받았다. 지난 겨울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도 파견되는 등 장래성을 인정받아왔다. 홍종표처럼 내야 전 포지션 가능하고, 일발장타력도 있다. 올해 1군에선 10경기서 타율 0.267 1타점 2득점.
사실 KIA는 장기적으로 윤도현, 정해원 등 공수겸장 내야수로 클 만한 유망주들이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카드는 홍종표와 박민이다. 1~2경기 활약으로 김선빈을 넘어서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도 기회가 될 때마다 이범호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는 건 중요하다. 김선빈이 없는 현재 아무래도 출전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이들에게도 기회지만, KIA도 기회로 삼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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