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은 돌고돌아 에릭 텐 하흐에게 다시 돌아갔다. 지난 5월20일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텐 하흐는 곧바로 영국을 떠났다.
새로운 구단주였던 짐 랫클리프 경으로부터 사실상의 경질 통보를 이미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클럽도 텐 하흐의 후임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첼시에서 해임된 포체티노가 맨유 감독에 오를 것이라는 보도가 터져 나왔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도 물망에 올랐다. 가장 최근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짤린 전 첼시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과도 두차례 면담을 가졌다. 랫클리프 경은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텐 하흐와의 동행을 발표했다. 텐 하흐에게는 극적인 반전이었지만 구단주는 체면을 구겼다.
맨유는 “텐 하흐가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여줄 자격이 있다”면서 계속해서 팀의 사령탑에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맨유의 지휘봉을 계속 잡게된 텐 하흐가 구단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더 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텐 하흐는 맨유 감독직을 다시 하기로 하면서 구단에 3가지 요구 사항을 짐 랫클리프경에게 제시했다고 한다.
더 선은 텐 하흐가 공개적인 굴욕을 겪은 후 복귀하면서 새로운 계약 협상을 놓고 구단과 강경하게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복귀라는 걸림돌이 없어지면서 칼자루를 쥐게된 텐 하흐가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 다음 시즌 재도약을 하기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이다.
우선 텐 하흐는 짐 랫클리프 경과 새로운 구단주가 부임하면서 데리고 온 측근들이 더 이상 선수단 통제권을 갖지 못하도록 요구했다. 즉 구단 경영진이 감독 대신 선수단 운영에 간섭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특히 텐 하흐는 새로운 구단주가 영입한 제이슨 윌콕스 기술 디렉터의 지시를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팀의 통제권을 갖고 성적을 내겠다는 배수진과 다름없다. 윌콕스는 FA 컵 결승전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폴스 9’ 즉, 가짜 공격수로 나설 것을 제안했지만 텐 하흐는 이를 무시했다. 이런 기술 이사의 팀 운영 간섭을 차단하겠다는 선언이다.
두 번째는 선수에 대한 조건이다. 지난 시즌 텐 하흐는 출혈을 감수하고 시즌 초반이나 다름없는 9월부터 제이든 산초를 1군에서 제외시켰다. 불성실한 태도와 그에 따른 공개적인 항명을 벌였던 산초는 결국 지난 1월 독일 도르트문트로 임대로 떠났다.
도르트문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까지 진출한 산초였기에 랫클리프 경은 산초의 복귀를 원했다. 하지만 텐 하흐는 결코 산초를 다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다만 조건은 ‘항명에 대한 사과’를 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3번째 조건은 가장 쉬운 요구일 수도 있다. 텐 하흐의 오른 팔인 코치 베니 맥카시의 계약 연장이다. 이달로 계약이 만료되는 데 새로운 계약을 요구했다. 텐 하흐도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참모가 있어야 하는데 맥카시가 적임자로 본 것이다. 감독이 부임하면 감독 사단이 함께 움직이는데 맥카시를 다시 옆에 앉혀 놓겠다는 의미이다.
언론은 텐 하흐는 남은 계약이 1년 밖에 없지만 새로운 3년 계약에 사인하기전 이 3가지 요구 조건을 먼저 수용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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