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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초여름 날씨를 한 번에 날려버릴 만한 시원한 승리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6만 4935명 관중 앞에서 중국을 완파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을 자축했다.
김도훈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원더보이’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은 싱가포르전 멀티골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골을 뽑아내며 만개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날 풀타임 출전한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은 14년 동안 A매치 127경기에 출전해 이영표(은퇴)와 함께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4위(127경기)에 오르는 대기록을 썼다.
앞선 싱가포르전 승리로 이미 3차 예선행을 확정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 편성에서 1번 포트(톱 시드) 배정이 유력해졌다. AFC 가맹국 중 FIFA 랭킹 상위 3팀은 9월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3차 예선에서 1번 포트 자격을 부여 받는다. 일본과 이란이 상위 랭킹 1, 2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은 가운데 한국이 중국전 승리로 4위 호주를 따돌리고 1번 포트에 들어가 두 국가를 피하게 됐다.
본선에서 무난한 조 편성을 받기 위해서도 1번 포트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FIFA는 랭킹에 따라 월드컵 포트를 배정한다. 3차 예선에서 강팀들을 만나 FIFA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한다면 본선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김 감독은 싱가포르전에서 선발로 나와 활약했던 주민규(울산)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최전방에 세우는 4-3-3 전술을 꺼내 들었다. 캡틴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이강인이 2선을 구축하고 정우영(칼리즈)이 그 뒤를 받쳤다.
김진수(전북),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박승욱(김천)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지난 싱가포르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하며 A매치에 데뷔한 박승욱은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경기는 다소 답답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승점 획득을 원하는 중국이 5백을 세우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가져가면서 공격에 애를 먹었다. 오히려 수비 후 역습을 취한 중국에 공격을 허용해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의 첫 슈팅은 전반 20분에야 나왔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파고들고서 오른발로 날린 땅볼 슈팅이 몸을 날린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29분 이강인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날린 논스톱 땅볼 슈팅은 골키퍼를 뚫어내지 못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35분 쉬하오양이 오른쪽에서 골대로 바짝 붙여 올린 프리킥 크로스가 장성룽의 머리에 제대로 맞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전에도 전반과 같은 양상의 경기가 이어졌다. 촘촘한 중국의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하고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16분 이강인의 선제골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문전으로 보낸 공이 중국 수비수를 맞고 뒤로 흐르자 이강인이 달려들어 벼락 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다가가 안겨 함께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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