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경기만이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은 타자로 전향하면서 구단에 유격수 출전을 희망했다. 고교 시절 유격수를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냉정히 볼 때 현 시점에서도 키움에 확실한 주전 유격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반대했다. 외야수 출전을 권유했다. 심지어 확실하게 수비 포지션을 갖고, 경쟁력이 생길 때 1군에 올리겠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우선 22세 타자에게 포지션 없이 전문 지명타자로 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확실한 포지션은 없지만 타격 재능은 괜찮다는 평가.
그렇다면 내야보다 외야에서 적응하는 게 빠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장재영이 아직 젊어서 내야수에 도전할 수 있다는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내야, 특히 유격수는 적응하기도 힘들고, 경쟁도 치열하다. 키움은 이미 고교 시절 최상급 유망주 이재상을 내심 차기 주전 유격수감으로 바라본다. 최강야구 출신 고영우도 있다. 장재영이 이들을 당장 수비로 넘어서긴 어렵다.
그걸 기다리려면, 결국 타격을 1군에서 써먹기 힘들다. 외야 수비가 쉬운 건 절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운동능력과 재능은 있는 선수라서, 외야수비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면 본인도 살고 팀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종합적인 판단이다.
장재영은 기본적으로 팔꿈치 치료가 중요한 선수다. 팔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수비 연습도 해왔다. 그리고 9일 두산 베어스와의 퓨처스리그 고양 홈 경기서 5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타자로 전향하고 퓨처스리그 14경기만에 수비 출전이었다.
이날 고양 히어로즈는 두산에 6-12로 패배했다. 6개의 실책이 나오며 자멸한 경기였다. 그러나 장재영은 기록상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 장재영의 수비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일단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재영은 이날 타격에선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4경기서 49타수 11안타 타율 0.224 2홈런 7타점 5득점 10사사구 19탈삼진. 타격도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삼진도 많고 홈런 2방을 제외하면 장타도 많지 않다.
장재영이 1군에 올라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할 선수다. 당장 급하게 1군에 올려서 좋은 경기력을 못 보여주면, 장재영이 받는 심적 데미지도 있다. 팔꿈치 치료에 속도를 내고, 수비를 좀 더 보완하고 1군에 올라와도 늦지 않다. 구단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장점은 있다. 장재영이 오른손 타자이기 때문에, 향후 오른손 외야수로서 1군에서 경쟁력, 희소성이 있을 수 있다. 현 시점에서도 오른손 외야수는 베테랑 이형종 정도가 확실한 1군 전력이다. 장재영으로서도 1군에서 타자로 승부를 보려면 외야로 나가는 게 마침맞다.
키움은 올 시즌에도 자연스럽게 야수 리툴링을 이어가고 있다. 긴 호흡으로 볼 때, 장재영이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1군의 동력이 되면 대성공이다. 서두를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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