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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에서 최고 권위 대회 정상…전가람, KPGA 선수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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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람이 9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1)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벙커 샷을 하고 있다. /KPGA

캐디 출신 골퍼로 유명한 전가람(29)이 국내 최고 권위 대회에서 우승했다.

전가람은 9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 남·서 코스(파71·7142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우승상금 3억2000만원)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는 무결점 활약 속에 6언더파 65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김홍택, 배상문 등 2위 그룹(14언더파 270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KPGA 통산 3승을 수확했다. 이번 우승은 2019년 휴온스 엘라비에 셀레브러티 프로암 이후 5년 만이다.

전가람은 캐디 출신으로 잘 알려졌다. 중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고교 3학년까지 프로 꿈을 키웠지만 가세가 기울며 잠시 골프채를 놓았다. 당시 KPGA 정회원 자격을 땄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치킨 배달에 이어 골프장에서 일반 골퍼를 뒷바라지하는 캐디로 일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끝에 2013년 KPGA에 입회해 2016년부터 투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완성이 된 건 2018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다. 당시 자신이 캐디로 일하던 경기도 포천의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우승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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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람이 9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1)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KPGA

전가람은 2019년 한 차례 더 우승했고 2020시즌을 마친 뒤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지난해 투어에 복귀해 2차례 준우승 등 톱10에 5차례 올라 상금 24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치러진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는 7위를 했다. 우승상금 3억 2000만원을 받은 전가람은 상금랭킹 2위(3억7781만원)로 올라서 상금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가람의 강점은 아이언 샷이다. 과거 대선배 최경주가 “이렇게 아이언샷을 잘 치는 선수는 처음 봤다”고 극찬했을 정도였다.

전가람은 이날 대혼전 속에서 8~10번 홀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이어 13번 홀(파5) 버디로 단독 선두가 된 뒤 14번 홀(파4) 버디를 더해 추격자들을 2타 차 벌렸다. 전가람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약 1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포효했다.

마지막 날 5타를 줄인 배상문과 김홍택, 4언더파 67타를 때린 이대한은 공동 2위(14언더파 270타)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차례 우승했지만 군에서 제대한 뒤 부진해 설자리를 잃었던 배상문은 모처럼 준우승으로 이름값을 했다. 배상문은 20일 개막하는 코오롱 한국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김홍택은 상금 랭킹 1위를 지킨 것에 만족했다.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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