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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상금 1위에 빛나는 박민지(26)가 역대 첫 단일대회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고비 때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을 앞세워 추격자들을 따돌린 박민지는 특별 보너스로만 3억원을 챙기는 등 돈방석에 앉았다.
박민지는 9일 강원 양양군의 설해원(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총상금 12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 등으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박민지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10언더파 206타의 공동 2위 그룹(이제영, 최예림, 전예성 등)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1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개인 통산 4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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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는 시즌 첫 승 및 KLPGA 통산 19승째를 따냈다. 이 대회 기준으로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KLPGA에서 단일대회 4연패를 이룬 선수는 박민지가 유일하다. 앞서 KLPGA 단일대회 3회 연속 정상에 오른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 등을 뛰어넘었다. 한 대회에서 4회 우승한 선수는 KLPGA 선수권대회에서 1990년·1992년·1994년·1996년 우승한 고우순이 있었다. 그러나 고우순도 4년 연속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주최사 셀트리온은 박민지의 KLPGA 최초 단일대회 4회 연속 우승 대기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특별 포상금 3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따라서 박민지가 이번 우승으로 받는 액수는 우승상금 2억 1600만원과 특별 포상금 3억원 등 총 5억1600만원이 된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번 돈을 기부한다. 박민지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뜻깊은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우승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변수는 체력이었다. 박민지는 전날 2라운드 후 후반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날 무더운 날씨를 딛고 후반으로 갈수록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 우승을 지켰다.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모두 파를 지킨 박민지는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를 내줬다. 위기의 순간 이어진 11번 홀(파3)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바로 버디를 낚은 것이 컸다. 첫 번째 아이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바람과 내리막 경사를 타고 홀 컵 약 1.2m 거리에 붙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2위권과 1타 차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14번 홀(파5)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도 세 번째 아이언 샷이 빛을 발했다. 세 번째 샷이 그린 위 홀 컵 약 6.7m 거리에 안착했고 까다로운 거리에서 자로 잰 듯 한 퍼트로 버디를 만들어냈다.
2타 앞선 가운데 홀가분한 마음으로 18번 홀(파5)에 선 박민지는 버디를 하나 더 추가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최근 독서를 통해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는 박민지는 “부담감이 커서 매일 새벽 6시에 깰 정도로 이번 주가 정말 길었다”며 “긴장하지 않도록 스스로 계속 싸웠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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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홀인원이 많이 나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박민지를 끝까지 추격했던 공동 준우승자 이제영은 이날 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전장 149야드의 7번 홀에서 이제영의 샷이 단번에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제영은 지난 2022년 9월 3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치른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2라운드 16번 홀에서 데뷔 첫 홀인원을 잡아낸 이후 약 1년 8개월(20개월) 만에 두 번째 홀인원을 맛봤다. 특히 이제영은 6번 홀(파5) 이글에 이은 7번 홀 홀인원으로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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