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잘 할 때가 됐다. 팀의 기둥으로 성장해야 할 시간이다.
지금은 야구계를 불명예스럽게 떠난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자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 감독 재임시절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에도 내야에 적극 중용한 두 명의 타자가 있었다. 한 명은 친구 이정후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김혜성(25)이다.
그런데 또 다른 한 명은 발전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이정후와 김혜성의 성장 속도가 말이 안 되는 수준이긴 했다. 모든 선수가 한날 한시에 똑같이 특급스타로 성장할 순 없다. 홍원기 감독도 이 선수의 성장을 꾸준히 유도하고 기다렸다.
주전 3루수 송성문(28)이다. 송성문은 2018시즌 73경기서 타율 0.313 7홈런 45타점 OPS 0.883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풀타임 주전 첫 시즌이던 2019년에는 103경기서 타율 0.227 3홈런 34타점 OPS 0.597로 부진했다. 시즌 후 상무에 입대했고, 2021시즌 도중 돌아왔다. 66경기서 타율 0.249 6홈런 33타점 OPS 0.591.
2022시즌에는 장타력, 클러치능력의 발전을 선보였다. 142경기서 타율 0.247 13홈런 79타점 OPS 0.673이었다. 그러나 2023시즌에 다시 타격 볼륨이 떨어졌다. 104경기서 타율 0.263 5홈런 60타점 OPS 0.683.
홍원기 감독은 신예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더블포지션을 선호하고, 타순도 과감히 바꾼다. 고정라인업을 꾸릴 정도의 전력이 아닌 탓이 크지만, 그럼에도 송성문만큼은 계속 3루수로 꾸준히 기용한다. 간혹 주전에서 밀리긴 했지만, 나가면 3루였다.
그런 송성문은 올 시즌 애버리지 생산에 눈을 떴다. 59경기서 195타수 65안타 타율 0.333 8홈런 42타점 OPS 0.924다. 28세에 마침내 커리어하이를 향해 달려간다. 타율 7위, 타점 13위, 출루율 12위, 장타율 10위, OPS 10위다. 수비이닝은 299⅓이닝으로 많지 않지만, 실책도 단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수비력도 안정적이다.
과거 장타를 의식한 시기도 있었지만, 이젠 스윙이 한결 가벼워졌다. 8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서는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을 뽑아내며 폭발적 타격감을 뽐냈다. 7~8일 삼성전서 7안타 6타점을 몰아쳤다. 홈런 포함 장타만 네 방이었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도 내년이면 팀을 떠난다. 키움은 타선의 새로운 중심축을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이주형을 점 찍은 상태이긴 하다. 그러나 이주형도 아직 1군 경험이 많지 않고 23세에 불과하다. 커리어와 레벨을 볼 때 앞으로 송성문이 이주형과 함께 키움 타선의 기둥이 돼야 한다. 그 정도로 확실하게 애버리지를 만들어야 한다.
송성문은 최정(SSG 랜더스)처럼 홈런타자도 아니고, 김도영(KIA 타이거즈)처럼 미친 운동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확한 타격을 하면서 장타 한 방도 터트릴 수 있는 3루수가 되면 최상이다. 올 시즌 허경민(두산 베어스)이 그런 스타일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