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리그로 진출한 선수들이 목돈을 손에 넣었지만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자신의 가치를 부여잡지 못하고 있다.
이적료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사우디 리그에서 뛰고 있는 519명 선수들의 가치가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 사우디 리그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럽서 뛰고 있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쓸어 담았다. 이들의 연봉은 내로라하는 유럽 빅클럽들이 제시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그 결과 알 힐랄과 알 나스르, 알 히티하드 등 몇몇 구단들은 축구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선수들로 라인업 구성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리그 전체의 수준이 올라간 것은 아니었다. 돈을 쫓아 사우디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선수들의 상당수는 기량 하락을 피할 수 없었고, 심지어 일부 선수들은 아예 부상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시간이 훨씬 길기도 했다.
실제로 사우디 리그의 몸값 평가액 상위권 선수들을 살펴보면, 이적 직전보다 가치가 올라간 경우는 단 한 명도 없다.
현재 몸값 평가액 전체 1위는 울버햄튼에서 뛰다 올 시즌 알 힐랄 유니폼을 입은 루벤 네베스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이적 전 4000만 유로였던 평가액이 3200만 유로로 떨어졌고, 하락세는 사우디 리그를 탈출하지 않는 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몸값이 가장 높았던 네이마르 역시 사우디행이 완벽한 실패작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PSG를 떠나기 직전 6000만 유로 몸값이었던 네이마르의 가치는 고작 1년 만에 절반인 3000만 유로로 뚝 떨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적하자마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조기에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알 힐랄은 네이마르를 영입하기 위해 1억 유로의 이적료를 지출했고, 2년간 연봉 1억 5000만 유로를 줘야 한다.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 또한 실패한 계약이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알 이티하드에 입성한 벤제마는 사우디서 가장 많은 2억 유로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이적 후 태업 논란에 휘말렸고, 급기야 유럽 복귀를 추진한다는 소식까지 나오며 알 이티하드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사우디 리그의 개척자와 다름없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2000만 유로였던 몸값이 1500만 유로로 떨어졌다.
다만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 알 나스르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 등 네이마르, 벤제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손해가 아니라는 평가다.
결국 사우디행을 택한 스타플레이어들은 기대 이상의 큰 수입을 올리며 지갑을 불렸으나 유럽에서의 커리어가 사실상 단절되며 명예를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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