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두 번의 중도 퇴진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기회에서 중도 취임한 사령탑이 있다. 바로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이다. 세 번째 프로 구단을 맡은 김 감독이 우승이 한을 풀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2026년까지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하며 한화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내 홍보관에서 취임식을 치르며 공식 출항을 알렸다.
김경문 감독은 “바깥에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잘했던 것보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다시 현장에 왔으니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며 우리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오랜 만에 현장에 돌아온 만큼 우승의 한을 풀고 싶은 욕망이 클 터. 김경문 감독은 통산 896승으로 감독 최다승 역대 6위에 올라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김 감독은 은퇴 후 1994년부터 삼성 라이온즈 배터리 코치를 3년간 한 뒤 본격적인 감독 데뷔에 나섰다. 친정팀 두산이 시작이었다. 김인식 감독의 뒤를 이어 2004년 부임한 김 감독은 무려 2011년까지 팀을 지휘했다. 2006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산을 가을야구로 진출시키며 전성기을 이뤘다. 하지만 계속 좋을 수 없었다. 두산이 부진의 늪에 빠지자 2011년 6월 시즌 중 자진 사퇴했다.
야인의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그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신생팀 NC 다이노스 창단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8년까지 팀을 지휘하며 신생팀을 빠르게 강팀으로 만들어냈다. NC에서는 2016년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으나 두산에 4연패 하면서 우승을 하진 못했다. 결국 2018년 최하위로 떨어지자 6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이 먼저 아쉬운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아쉬운 부분은 잘 아시지 않나”라면서 “2등이라는 것 자체가 내겐 많은 아픔이었다. 이곳, 한화 이글스 팬들과 함께 도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3일 현재 한화는 24승32패1무로 8위다. 5연승 이후 흐름이 끊겼다. 대구 원정에서 3연패를 당하고 왔다. 하지만 5위 29승28패1무 SSG와 4.5경기차다. 남은 87경기에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높은 목표(우승)을 꿈꾸기보다 현실적인 목표로 잡았다. 김 감독은 “지금 팀이 밑에 있는데 먼저 5할 승률을 맞추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다.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춰 성적이 올라오면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며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내가 해왔던 것과 한화만의 좋은 장점을 같이 섞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6월 3일은 2018년 김 감독이 NC 다이노스 시절 사령탑에서 물러난 날과 날짜가 같다. 6년이 흘러 한화 사령탑 취임식이 됐다.
김 감독은 “문자를 보고 알았다. 깜짝 놀랐다. 이건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높은 곳에 큰 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놀라워하면서도 “감독이 성적이 나쁘고 무슨 일이 생긴다면 팀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끝까지 마무리하고 목표를 이루고 떠나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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