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미국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라고 불릴 정도로 연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잭 캐글리아논이 무려 119마일(약 191.5km)짜리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번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를 향한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플로리아 대학 소속의 캐글리아논은 3일(이하 한국시각) 네브래스카 대학과 맞대결에 1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4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서 ‘압권’의 장면이 만들어진 것은 경기 초반이었다. 플로리아 대학이 3-4으로 근소하게 뒤진 2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캐글리아논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냈던 상대인 네브래스카 대학 선발 잭슨 브로켓이 던진 3구째 80마일(약 128.7km)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캐글리아논의 타구는 영상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의 타구음을 만들어냈다.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피터 플래허티에 따르면 이 타구는 무려 119마일(약 191.5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우익수 뒤쪽의 불펜장을 넘어 장외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는 413피트(약 125.9m). 현지 중계진은 캐글리아논이 타격을 진행함과 동시에 “와우!”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이날 플로리아 대학은 캐글리아논의 역전 스리런홈런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손에 쥐더니,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드를 지켜낸 결과 네브래스카 대학을 17-11로 격파했다. 캐글리아논은 홈런을 포함해 2안타 2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선보였고, 4타점 4득점으로 폭주하며 플로리아 대학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캐글리아논은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장 주목하는 선수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021년 마운드에서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석에서 155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라는 압권의 성적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로 선정됐다. 이때 이후로 ‘이도류’에 대한 시선이 변하기 시작, 현재 캐글리아논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캐글리아논 또한 ‘미국판 오타니’로 불릴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현재 플로리아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캐글리아논은 2022년 대학교 1학년 시절 28경기에서 30안타 7홈런 27타점 타율 0.289 OPS 0.887의 성적을 거뒀다. 당시 캐글리아논은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않았는데, 지난해 타자로 71경기에서 91안타 33홈런 90타점 타율 0.323 OPS 1.126, 마운드에서는 18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4.34의 성적을 거두며, ‘이도류’로서 두각을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는 투·타에서 한 단계씩 모두 업그레이드가 됐다.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와 타격 재능을 비롯해 투수(좌완)로는 최고 100마일(약 160.9km)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캐글리아논은 투수로 9경기에 등판했던 당시에는 5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었는데, 현재는 성적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14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4.57, 타자로는 59경기에 나서 92안타 31홈런 63타점 74득점 타율 0.407 OPS 1.368로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투수로 재능도 분명 눈여겨볼 만하지만, 타격 재능이 더욱 돋보이는 캐글리아논은 지난 4월 17일 경기에서 무려 516피트(약 157.3m)짜리 초대형 아치를 그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4월 7일 미주리 대학과 맞대결을 시작으로 20일 밴더빌트 대학을 상대로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3월 25일부터 5월 13일까지는 30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현재 캐글리아논은 이번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빅리그 구단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 하지만 아마추어들 중에서는 1위가 아닌, 2위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연일 이슈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어필해 나가고 있다. ‘잭타니’로 불리는 캐글라이논, 지금의 기세라면 전체 1순위의 영광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그는 신인드래프트 상위 1~6위 순번은 추첨으로 결정된다. 지난해 30개 구단 중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여섯 팀이 ‘배당률’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이점을 받지 못하는 팀들도 높은 순번의 선택권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총 18개팀이 경쟁을 펼치는 셈. 과연 캐글리아논이 몇 순위로 어떠한 구단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