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에게 도쿄올림픽 노메달이란 어떤 의미일까.
김경문 감독이 2018년 NC 다이노스 시절 이후 6년만에 KBO리그에 돌아왔다. 3년 20억원이란 좋은 조건에 한화 이글스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앞세운 선수 직관력이 탁월하며, 카리스마를 앞세운 선수단 장악능력도 빼어나다.
선수들과 코치들에겐 ‘무서운’ 감독이지만, 알고 보면 믿음과 뚝심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런 과정 속에서 뉴 페이스를 발굴하고 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자연스럽게 팀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사실 현장 복귀는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3년만이다. 김경문 감독은 NC에서 퇴단한 뒤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을 맡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을 지휘했다. 그런데 두 대회 모두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특히 도쿄올림픽 노메달은 상처가 꽤 깊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김경문 감독의 약점도 드러났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이슈로 원하던 멤버를 100% 선발하지 못한 한계는 있었다. 그러나 대회서 일부 경직된 선수운영이 있었다. 몇몇 투수의 롤 적응 실패, 작전의 타이밍, 부진한 선수들의 기용 및 교체 등에서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승부사 기질은 있지만, 단기전서 적중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통산전적 3승16패가 잘 말해준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못한 한계는 있었지만, 감독의 비중이 높은 단기전서 정규시즌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에서 나온 뒤 2022년 LA 다저스에서 연수를 받는 등 야구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야인 3년, 현장 6년 공백을 통해 어떤 걸 느끼고 배웠을까. 그리고 그게 본인의 야구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분명한 건 야구는 계속 변화한다는 점이다. 내년에 피치클락이 정식으로 도입되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김경문 감독이 변화의 속도에 적응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관계자들은 김경문 감독의 현장감각 공백 문제는 별로 우려하지 않는다. 어차피 야구를 계속 체크해왔고, 평생 야구만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경문 감독이 바뀐 야구에 맞춰 바뀔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일부 한화 팬들이 김경문 감독의 선임을 반대한 이유가 바로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김경문 감독은 현역 최연소 사령탑 KIA 타이거즈 이범호(43) 감독보다 무려 25세가 많다. 이범호 감독은 MZ 사령탑답게 MZ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시즌운영에 반영한다. 매일 선수들의 컨디션을 직접 묻고 경기운영에 참고한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이자, KIA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은 과연 어떨까. 분명한 건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옛날 야구를 고수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장점이 많은 감독이기 때문에, 과거실패의 교훈만 잊지 않았다면 한화에 새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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