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뚝심의 야구’를 선보였던 김경문(66)이 현장으로 복귀했다. 한화 이글스 14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한화는 빅4, ‘4김(김응용-김성근-김인식-김경문)’을 모두 사령탑으로 데려오게 됐다. 앞선 3김과는 달리 김경문 감독은 다른 행보를 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는 2일 대구 삼성전이 끝나자마자 김경문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규모는 3년간(2024~26시즌)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20억원이다.
한화는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해 제 14대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9년 이후 24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한화는 그동안 내로라하는 명장을 모셔 왔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3金 감독을 모셔왔는데도 그랬다.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2005~2009년)을 시작으로 KBO 감독 최다승 김응용 감독(2013~2014년), ‘야신’ 김성근 감독(2015~2017년)은 모두 한화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이제 김경문 감독은 ‘3김(金)’도 해내지 못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한화는 그동안 여러 가지 시도를 다 해봤다. 명장들을 모셔오기도 하고, 한화 레전드에게도 사령탑을 맡겼다. 2018년 제11대 감독으로 부임한 레던드 출신 한용덕 전 감독은 2010년 이후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끈 유일한 감독이다. 부임 첫해였던 2018년 시즌 성적 77승67패로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2019년 9위로 추락하고, 2020년 시즌 초반에도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자진 사퇴했다.
또 한 번 변화를 줬다. 이번엔 외국인 감독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 육성으로 정평이 나 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해 리빌딩에 나섰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봤다. 하지만 2023년까지 최하위권에서 팀이 벗어나지 못하자 결국 수베로 감독을 경질했다.
시즌 중 경질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영입하는 대신 내부 승격을 택했다. 2군 사령탑이었던 최원호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정식 선임했다. 3년 계약을 안겼지만 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지자 1년 만에 다시 사퇴로 마무리됐다.
이렇게 한화는 명장, 외국인 감독, 내부 승격까지 골고루 경험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명장이다.
김경문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특히 2018년 이후 6년 만에 프로야구 현장에 복귀한 터라 감각 면에서 아직 물음표가 있다. 경험이 많고, 뚝심으로 밀어붙인 감독이라 어떤 리더십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개인적으로도 한이 있다. 아직 우승이 한 번도 없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9전 전승으로 올림픽 야구 종목 최초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우승 반지를 낀 것으 아니다.
두산과 NC 무려 15년간 팀을 이끌면서 통산 1700경기를 지휘, 896승30무774패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10회, 한국시리즈 진출 4차례를 기록했었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 특히 두산을 이끌던 2005년과 2007년,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고, NC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2016년에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화 역시 우승에 목말라있다. 개인의 한과 구단의 꿈을 함께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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