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가 김선빈(35) 후계자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있을까.
KIA 내야는 서서히, 자연스럽게 세대교체 되는 흐름이다. 유격수 박찬호(29)에 이어 3루수 김도영(21)이 자리잡은 게 가장 크다. 팀의 1루 고민을 완전히 해결한 이우성(32)도 아직 30대 초반이다. 포수도 한준수(25)가 차세대 주전을 사실상 굳혔다.
그런데 2루는 좀 고민이다. 김선빈(35)이 여전히 맹활약 중이다. FA 계약만 두 차례를 맺으며 10년 넘게 우측 중앙내야를 지킨다. 밀어치기를 국내에서 가장 잘 하는 우타자이며, 수비력도 여전히 노쇠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선빈 이후의 확실한 2루수를 찾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선빈이 지금은 잘 하고 있어도 30대 중반이라서, 미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인 건 사실이다. 수많은 백업이 있었지만, 어느 하나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우투좌타 내야수 홍종표(24)를 간과해선 안 된다. 홍종표는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6순위로 입단했다. 지명순번을 보듯, 고교 시절부터 야구를 잘 했다. 그동안 백업으로 살았지만, 사실 타격도 곧 잘했고 발도 빠르며, 완성형 중앙내야수로 클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이범호 감독 시각이다.
홍종표는 현재 내야 전천후 백업이다. 작년 류지혁(삼성 라이온즈)과 김규성이 했던 롤이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모두 안정적인 수비력을 뽐냈다. 아무래도 유격수와 3루수는 박찬호, 김도영이 커버하는 시간이 길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은 상황에 따라 체력안배를 해준다. 2루를 보는 시간이 가장 길다.
그런 홍종표는 1일 광주 KT 위즈전서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되는 결정적 캐치를 해냈다. 4-1로 앞선 8회초 무사 만루, 풀카운트서 오재일의 타구를 2루 방면으로 몸을 날려 캐치했다. 일어나면서 곧바로 2루에 토스하면서 4-6-3 더블플레이. 1점을 내줬지만 흐름을 KIA로 가져온 결정적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의 칭찬대로 타격 재능을 뽐낸다. 올 시즌 29경기 41타수 14안타 타율 0.341 5타점 7득점 OPS 0.889 득점권타율 0.444다. 최근 6경기 연속 타석에 들어설 일이 없었다. 그러나 언제든 타격도 준비할 것이다. 이렇게 불규칙하게 나가는데 나갈 때마다 알토란 같은 타격을 한다.
사실 KIA 내야 팜이 훌륭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맹활약한 윤도현, 잠재력이 풍부한 정해원과 박민이 있다. 실링만 보면 홍종표보다 앞서는 선수들도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들은 현 시점에서 1군에서 홍종표 역할을 못 빼앗아온다. 홍종표가 좀 더 꾸준히, 오랫동안 잘 버티면 김선빈의 후계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미 군 복무를 마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도 있다. 홍종표가 KIA 내야의 지형도를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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