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건호 기자] “이제 SSG 랜더스 일원이 된 것 같습니다.”
시라카와 케이쇼(SSG)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실점 없이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출신 시라카와는 지난달 22일 SSG와 계약했다. 올 시즌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데려온 첫 번째 외국인선수가 됐다.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좌측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SSG는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는 시라카와를 영입했다. 시라카와는 지난달 31일 취업 비자를 발급받았고 이튿날 선발 등판에 나섰다.
긴장한 탓일까. 초반은 불안했다. KBO리그 첫 번째 상대 타자였던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로니 도슨을 상대로 더블플레이를 유도했지만, 김혜성과 이주형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송성문에게 결정구 포크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2회에는 만루 위기에 몰렸다. 1사 후 김웅빈과 김건희에게 안타를 맞으며 1, 2루가 됐다. 이재상을 삼진으로 처리햇지만, 이용규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가 됐다. 하지만 도슨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다.
시라카와는 3회말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으며 시작했다. 이후 김혜성이 2루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주형을 삼진으로 잡은 뒤 송성문의 진루타로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최주환을 만났다. 초구 포크는 스트라이크가 됐다. 하지만 3구 연속 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이후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파울이 됐다. 이어 하이패스트볼을 던졌고 최주환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시라카와는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4회와 5회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까지 총 92개의 공을 던졌고 한두솔에게 바통을 넘기며 KBO리그 데뷔전을 마쳤다.
SSG 타선은 시라카와에게 확실하게 득점 지원해 줬다. 최정이 홈런 두 방으로 5타점을 올렸으며 고명준과 박성한도 투런 아치를 그렸다.
SSG의 9-0 승리, 시라카와는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됐다. KBO리그에서 활약한 일본인 투수 중 그 누구도 데뷔전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는데, 시라카와가 역사를 썼다.
경기 후 시라카와는 “오늘(1일) 첫 승리를 할 것이라고 예상은 못 했지만, 팀을 위해 더 전력투구해야겠다 생각했다. 열심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한 뒤 역사상 첫 번째 일본인 투수 데뷔전 선발승이라는 소리를 듣고 놀라며 “몰랐다”고 답했다.
시라카와는 1회에 흔들렸던 모습에 대해 “긴장을 많이 했다. 다리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며 “4회, 5회에 긴장이 좀 풀렸다. 제 투구 폼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투구는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도쿠시마의 구단주와 관계자들이 고척을 찾아왔다. 시라카와는 경기 전에 구단주를 만나 깜짝 놀랐다. 시라카와를 놀래켜 주기 위해 비밀로 했기 때문이다.
시라카와는 “도쿠시마의 관계자분들이 오셔서 정말 기뻤다. 도쿠시마도 오늘하고 내일(2일) 경기를 해서 전기 우승이 결정된다. 그래서 도쿠시마도 함께 생각하며 던졌다”고 전했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보완할 점도 있을 터. 시라카와는 “볼넷이 많이 나왔다. 그런 부분을 고치기 위해서 템포 조절을 보완하고 싶다”고 했다.
시라카와는 방송 인터뷰가 끝난 뒤 SSG 선수들에게 물세례를 받았다. 그는 웃으며 “이제 SSG의 일원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춥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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