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미안하다고 하더라.”
KT 위즈는 지난 28일 “”삼성 라이온즈에 내야수 박병호를 보내고,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을 영입하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오재일은 28일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 9회말 대타로 출전해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에서의 마지막 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한 뒤 팀을 떠나게 됐다.
오재일과 박병호의 트레이드는 경기가 열리고 있던 시간에 확정됐다. 오재일은 경기가 끝난 뒤 트레이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곧바로 KT에 합류할 준비를 위해 짐을 쌌고 29일 오전 서울로 올라왔다.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오재일은 “솔직히 지금은 모르겠다. 어제 저녁 늦게 트레이드 소식을 알았다. 경기 끝나고 부랴부랴 짐을 싸고 오늘 아침에 올라왔다”며 “지금 운동 마치고 인터뷰까지 하고 있지만, 잘 모르겠다. 아직 정신이 안 돌아와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와 오재일이 트레이드된 배경은 이렇다. 올 시즌 부침을 겪으며 KT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박병호가 지난 주말 방출을 요청했다. 은퇴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은퇴를 만류했다. KT에 남은 선택지는 잔류 설득, 트레이드 그리고 웨이버 공시였다.
KT는 박병호가 잔류하는 것을 원했지만, 박병호의 뜻이 완강했다. 결국, 지난 27일 오후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 위해 몇몇 구단에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삼성이 관심을 나타냈다. 두 팀은 대화를 나눴고 28일 오후 박병호와 오재일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오재일과 박병호는 1986년생 동갑내기다. 또한 2011시즌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함께 뛴 경험도 있다.
트레이드가 결정된 뒤 박병호와 오재일은 통화해 대화를 나눴다. 오재일은 “제일 친한 친구인데, 친구끼리 트레이드되는 것이 좀 웃기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박)병호가 미안하다고 하더라. 자기 때문에 제가 팀을 옮기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저는 괜찮다고 했다. 가서 잘하면 둘 다 잘 되는 일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통화를 길게 했다”고 전했다.
트레이드 소식을 전해 들은 오재일은 물론, 삼성 선수들도 놀랐다. 오재일은 “(구)자욱이랑 (강)민호 형이랑 (오)승환이 형이랑 짐 싸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미팅을 통해 이야기하려 했는데,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조금 조금씩 이야기했다”며 “선수들도 경기가 끝난 뒤 제가 KT로 간다고 하니까 많이 놀랐는데, 그래도 가는 것은 가는 것이고 또 새로운 친구 오니 더 잘 부탁한다고 하고 왔다”고 밝혔다.
이제는 KT를 위해 뛰어야 한다. 오재일은 수원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65안타 12홈런 45타점 31득점 타율 0.304 OPS 0.921을 기록했다. 오재일은 “수원에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정확한 기록은 모르겠는데,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문상철과의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하루하루, 한 타석 한 타석 그냥 나한테 주어진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생각을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지속되면 경기도 많이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기를 못 나가더라도 제가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열심히 도와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오재일은 삼성 팬들에게 “3년 동안 야구장 안팎에서 너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다. 3년 전 처음 대구에 갔을 때 너무 많이 환영해 주셨다.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3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 갖고 야구할 생각이다”며 KT 팬들에게는 “오늘부터 KT에 합류했는데, KT가 우승하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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