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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렉시 톰슨(29·미국)이 골프채를 내려놓는다.
톰슨은 28일(현지시간)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골프가 마지막이라는 데 만족한다”며 은퇴를 발표했다.
톰슨은 “우리 모두는 어려움을 가지고 산다”며 “골프에서는 지는 일이 더 많다. 계속 카메라 앞에 서고 열심히 연습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비판받아서 힘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톰슨은 “골프선수 생활은 많은 것을 요구하고 외롭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프로 운동선수로서 겪는 많은 일들을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눈물을 훔쳤다. 은퇴 뒤 삶에 대해서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톰슨은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며 지난해부터 출전 대회를 크게 줄였다. 인터뷰 내용으로 볼 때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톰슨은 183cm 장신 골퍼로 최대 300야드 장타가 일품인 선수다. 12세 때 US여자오픈에 출전할 만큼 어릴 적부터 골프 신동으로 통했다. 1995년생으로 고진영과 동갑인 톰슨은 아직 은퇴하기는 이른 나이이다. LPGA 11승을 포함해 프로 통산 15승을 거뒀고 19세였던 201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다만 이후 메이저대회에서는 여러 차례 역전패를 당했다.
톰슨을 아직도 괴롭히는 최대 사건은 지난 2017년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유소연에게 당한 통한의 역전패다. 최종 라운드 12번 홀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로 순항하다가 전날 오소 플레이(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를 범한 사실이 드러나 4벌타를 받고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 유소연에게 덜미를 잡혔다. 톰슨은 1년 뒤 당시를 떠올리며 “그날 밤 소리 지르며 울었다”며 “그때 일로 가끔 악몽을 꾼다”고 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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