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21)에게는 5월 27일은 너무나 아쉬운 날이다. 이별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는 문동주와 각별했기에 이별이 더욱 아쉽다.
문동주는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3승(2패)째를 챙겼다. 타선도 대폭발하면서 12-3으로 대승을 거뒀다. 한화는 3연승을 달리면서 22승29패1무로 8위에 올랐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 팀 승리에 힘을 보탰지만 큰 기쁨을 나타내기 보다는 미소를 짓는 정도였다. 동료였던 외국인 투수 페냐와 이별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전날(27일) 페냐를 웨이버 공시하면서 결별을 알렸다. 페냐는 올해 9경기 37⅓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6.27로 부진했다. 부진에 이어 손목 부상까지 입으면서 아쉬운 시즌이 됐다.
페냐는 지난 28일 인천 SSG전을 통해 고별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로 인해 취소되면서 선수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더욱이 페냐 웨이버 공시에 앞서 최원호 감독과 박찬혁 대표이사의 동반 자진 사퇴 발표가 나오면서 자리를 만들지 못했다.
페냐는 고국으로 돌아가 빠르게 몸을 만들기 위해 조기 출국을 택했다. 28일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경배 감독대행은 “페냐가 일요일(26일 인천 SSG전)이 마지막 경기였는데, 사실 그때 그런 상황이 벌어져서 인사도 못하고 그냥 가게 됐다. 페냐한테도 굉장히 미안하고 그랬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문동주만 페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웃주민이었기에 가능했다. 산체스와 함께 페냐의 집으로 갔다. 선물도 들고 갔다.
그는 “페냐랑 이웃 주민이어서 어제(27일) 집 앞에 찾아갔다. 진짜 또 감사하게 저희 어머니가 시장에 가서 (페냐 딸)그레이스에게 선물할 한복을 직접 맞춰 오셨다. 어머니가 계속 (페냐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나도 월요일에 봉사 활동도 하고 그러다 보니 못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많이 아쉬워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같이 가서 페냐에게 한복을 전달했다. 서로 유니폼도 교환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그리고 많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진짜 너무 좋은 사람이고, 그리고 원래 오늘(28일) 인사하고 가는 일정이었는데 빨리 넘어가서 운동한다고 하더라. 리스펙했다”고 덧붙였다.
페냐가 재계약할 당시 한화는 “문동주에게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그립을 가르쳐주는 등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며 선수단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페냐는 문동주에게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선발투수로서 루틴, 마음가짐 등을 옆에서 알려줬다. 때로는 문동주를 따끔하게 혼내기도 했다.
그만큼 페냐는 문동주말고도 선수단에게 영향을 미친 선수였다.
문동주는 페냐에 대해 “진짜 성실하고, 약간 정이 있다. 진짜 약간 형 같은 느낌으로 잘 다가온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가 작년에 선발인 날에도 말을 많이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말이 좀 많다(웃음). 페냐가 그때 나를 불러서 따끔하게 이야기를 했다. 페냐가 ‘선발 등판할 때는 너만의 세상에 갇혀서 야구를 하는 게 좋은 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작년 창원 경기였을 것이다”면서 “오늘 조금 유난히 더 그 루틴에 집중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까 오늘 또 좋은 결과가 있었다. 페냐는 지금 비행기를 타고 있을 텐데, 멀리 있는 친구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