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가 2026 포뮬러원(F1) 대회 개최를 목표로 발 빠른 행보를 그리고 있다.
인천시는 26일 “유정복 시장과 인천시 유치단은 25일(현지시각) F1 대회 개최 중인 모나코를 방문해 스테파노 도미니칼리 포뮬러원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력 의향서를 전달했다”고 알렸다.
이어 “포뮬러원 그룹 측과 인천 대회 추진에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이루고 연내 공식 제안서 제출과 계약 체결 등을 위한 조건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지난달 6일 F1 대회가 펼쳐진 일본 스즈카시에서도 도미니칼리 최고경영자를 만나 대회 유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유럽 모나코로 날아가 실제 대회를 살펴보고 운영그룹의 주요 인사들을 만난 뒤 계약 성사를 목표로 실무 협의를 가졌다. F1 대회 유치 관련 한국정부 지원 여부와 재원 확보방안, 경기장 구성 방향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F1 경기장 설계 전문업체 드로모의 야르노 자펠리 최고경영자와도 만났다.
인천시는 올해 하반기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제행사 유치 의향서를 제출해 정부로부터 F1 대회 유치를 승인받아 국비 등을 지원받을 방침이다.
인천시는 F1 대회를 유치해 2026년 또는 2027년 첫 대회를 연 뒤 최소 5년 이상 매년 개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유 시장은 “인천은 F1 대회에 적합한 지역으로 인정받고 있고,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우선순위로 대회가 추진될 것”이라며 “F1 개최를 통해 인천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F1 대회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대회 개최에 따른 도시 인지도 향상 및 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F1 그랑프리 대회에는 국내‧외 30만 이상의 관광객이 몰렸다. 라스베이거스가 이 대회로 일으킨 경제적 효과는 13억 달러(한화 약 1조7500억원)로 추산된다.
F1 운영그룹이 도심 속 경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천은 분명 매력이 있다. 총리와 왕실이 주도하는 태국과 대통령이 나선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정부의 협조와 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인천시 입장과 달리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YMCA 등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F1 그랑프리는 대회 인프라 구축과 개최료 등 개최비용이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F1 대회에 대규모 관람객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시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라남도의 경우 전남 영암군에 5073억 원을 퍼붓고 전용 경기장과 각종 기반 시설을 갖추고, 1284억 원의 운영비를 들여 지난 2010년 F1 대회를 개최했지만 목표로 했던 방문객이 55% 수준인 7만여 명에 그치면서 690억 원 이상의 운영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까지 대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1902억원의 누적 적자를 남긴 채 2013년 조기 중단됐다.
인천시는 전라남도 영암군의 전용 경기장 방식이 아닌 모나코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도심 경주를 검토 중이다. 인천국제공항 등 편리한 교통망을 갖추고 있고, 고급 숙박시설을 갖춰 외국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뛰어나 영암 사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유치 비용과 적자에 따른 재정 악화 외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더 있다.
인천 시민단체들은 “F1 도심 레이스 등 자동차 경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분진, 소음으로 주민 건강과 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대회 유치 효과로 꼽히는 관광산업 활성화는 대형 호텔과 카지노 특수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협의 초기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F1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2030년 탄소중립 달성 등의 목표를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F1 그랑프리는 통상 3일 동안 열리며 구체적인 대회 장소와 일정이 협의되면 대회 기간 중 소음과 분진 공해 등의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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