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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최원호 감독과 박찬혁 대표이사가 동반 사퇴했다. 레전드 류현진을 복귀시키며 초반 연승 행진을 달리던 팀이 최하위권까지 떨어지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올해는 리빌딩을 끝내고 성적을 낼 것이란 한화 팬들의 기대가 또다시 사그라들고 있다. 시즌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변화가 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 구단은 27일 “최 감독이 지난 23일 LG 트윈스와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혀왔고 전날 구단이 이를 수락했다”며 “박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화는 “빠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을 선임해 조속히 팀을 수습하고 시즌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분간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한다. 또 한화는 이날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의 방출을 발표하고, MLB 22승 경력이 있는 하이메 바리아를 영입하기로 했다.
한화의 13대 감독인 최 감독은 계약 기간을 2년 가까이 남겨둔 상황에서 팀을 떠나게 됐다. 10대 김성근 감독부터 11대 한용덕, 12대 수베로 감독이 모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했던 악몽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개막전 패배 이후 7연승을 달렸던 팀이 지난 23일 올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 10위까지 떨여졌다가 최근 2연승으로 그나마 반등해 8위에(21승 29패 1무) 위치한 탓이 컸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초특급 에이스의 역할을 하지 못했고, 안치홍과 채은성 등 베테랑 FA 영입생도 기대에 못 미쳤다. 일취월장이 기대됐던 투수 문동주는 2군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차세대 거포 노시환도 작년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올스타전이 있는 7월까지는 최 감독에게 시간이 주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최근 홈 경기가 연속으로 매진에 실패하는 등 팬 이탈 현상이 나타나자 빠른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3년 6개월 동안 한화의 리빌딩을 지휘했던 박 대표이사 역시 물러나면서 손혁 단장이 홀로 남아 위기 관리에 들어갔다.
손 단장은 “팀이 더는 흔들리지 않게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겠다”며 “이미 팬들께 실망을 안겼지만, 남은 시즌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올시즌 93경기를 남겨둔 현재 5위 NC 다이노스에 5.5경기차로 뒤져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가늠하기엔 아직 이르다. 일단 류현진이 최근 3경기에서 2실점 이하 호투를 하며 안정을 되찾은 점은 고무적이다. 반등을 위해선 최근 5년간 최하위권에 머문 기억이 팀을 지배하지 않도록 강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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