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 / 사진=권광일 기자 |
[여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독하게 치겠다고 마음 먹었다”
달라진 마음가짐이 첫 승의 발판이 됐다.
배소현은 26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예선 6605야드, 본선 642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9억 원, 우승상금 1억62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배소현은 2위 박도영(6언더파 210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투어 154번째 대회 출전 만에 거둔 첫 승이다. 우승 상금 1억6200만 원도 거머쥐었다.
배소현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2011년에 프로 턴을 하고 점프투어와 드림투어에서 한 번씩 우승했었는데, 오늘 정규투어에서 처음 우승해 기분이 좋다”며 “오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다행히도 우승을 만들어 냈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고 첫 승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배소현은 오랜 기간 정규투어에서 활약해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독하게 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품고 경기에 임했다. 이러한 각오가 우승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배소현은 “그동안 몇 번이나 우승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심적으로 너무 유하고, 쉽게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달라진 마음가짐의 이유를 전했다.
꿈에 그리던 첫 승의 순간, 배소현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아버지였다. 배소현에게 아버지는 골프를 가르쳐준 스승이었고, 프로 데뷔 후에는 선수와 캐디로 호흡을 맞췄다. 배소현은 “아빠한테 골프를 배웠고, 프로가 되고 정규투어에 와서도 아버지가 2년 정도 캐디를 맡아 주셨다. 그런데 중간에 갑자기 병이 생겨 1년 반 정도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다”며 “내가 골프를 하면서도 나를 믿지 못하는 순간이 많았는데, 아빠는 그때도 나를 믿어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배소현은 또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투어를 다니는데,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셨던 코스에 가는 경우도 많다. ‘그때 아빠와 어떤 일이 있었다’라고 어머니와 말하기도 하고, 혼자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계속해서 투어에서 뛰는 것이 나에게는 아버지를 추억하는 방법이다. 그게 이번 우승으로 조금 더 연장돼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골프 선수로서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이다. 배소현은 “이번 주에 독하게 마음 먹은 계기 중 하나가 (박)현경이와 (김)수지가 US여자오픈 출전을 위해 떠난 것이다. US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랭킹이 올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승이 필요했다”면서 “골프 선수로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목표는 할 수 있으면 해외 투어에도 도전하고 싶고, 더 어려운 코스에서 더 잘해내고 싶다”며 “골프 선수로서 여러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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