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러주면 돌아온다.
KIA 타이거즈의 선발진 최대 비상사태가 막을 내릴 조짐이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지난 22~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 홈 경기서 선발 등판, 각각 2이닝 50구(이의리)와 4이닝 67구(임기영)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두 사람은 다음주에 1군에 올라와 양현종과 제임스 네일, 윤영철이 지키는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6~7선발의 시간은 막을 내린다. 그동안 KIA 6~7선발은 황동하와 김건국, 김사윤이 책임져왔다. 황동하가 5경기, 김건국이 3경기, 김사윤이 2경기를 각각 책임졌다.
세 사람 중에서 황동하가 단연 가장 인상적이고 안정적이었다. 5경기서 23⅔이닝 14자책,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했다.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발투수에게 아주 잘 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작년보다 한층 진일보했다. 5월 4경기서 모두 5이닝을 던졌고, 꿈에 그리던 선발승을 해냈다. 5이닝을 던질 줄 알고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했으니, 황동하의 시크릿 넘버는 5532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구속이 143.3km. 작년 141.9km서 향상됐다. 최고 146~147km을 꽂는 투수가 됐다. 이럴 경우 투구자세가 살짝 흐트러지는 모습이 육안으로도 확인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어느 정도 경기운영을 할 줄 아는 투수가 됐다. 이동걸 투수코치는 “공을 던질 줄 알고, 게임을 풀어갈 줄 아는 투수”라고 했다.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캠프에서 투구밸런스를 교정하면서 구속향상 효과를 봤다. 스위퍼가 잘 맞는 궤적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본래 황동하는 주무기 포크볼에 슬라이더 정도만 보유했다. 그런데 스위퍼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손목을 많이 비틀면 스위퍼와 흡사한 궤적이 나오고, 적게 비틀면 커터가 된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구위가 좋아졌고, 구종이 늘어났으니, 선발투수로 경쟁력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
황동하는 이의리와 임기영이 돌아오면 1군에서 잠시 빠지거나 롱릴리프로 보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선발 등판 기회는 사라지겠지만, 준비는 계속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이의리와 임기영도 잔부상이 있다가 돌아온 케이스라서,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간다고 봐야 한다.
금~토 우천취소시 토~일 더블헤더 편성 원칙은 7~8월만 배제된다. 즉, 앞으로도 언제든 더블헤더가 성사될 수 있다. 대체 선발은 늘 준비해야 한다. 또한,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나 윤영철도 상황에 따라 한 차례 정도 휴식을 줄 가능성도 시사한 적이 있었다.
결국 황동하가 앞으로도 선발 등판할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KIA 마운드의 사정이 좋지 않고, 팀도 1위에서 미끄러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황동하의 성장과 가능성 발견이란 수확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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