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FC 바르셀로나가 구단 레전드 출신 사령탑 사비 에르난데스와 결별하고 한지 플릭을 선임한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플릭과 바르셀로나 사이에는 모든 것이 정리됐다. 일요일은 세비야전은 사비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에는 무관에 그쳤다. 우선 라리가 우승에 실패했다. 바르셀로나는 25승 7무 5패 승점 82점으로 라리가 2위를 확정했고, 레알 마드리드에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컵대회에서도 우승에 실패했다. 지난 1월 바르셀로나는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굴욕패를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결승전에서 레알에 1-4로 패배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스페인 슈퍼컵은 바르셀로나가 디펜딩챔피언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코파 델 레이 8강전에서 아틀레틱 클루브에 2-4로 완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파리 셍제르망(PSG)에 패배하며 4강 문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사실 사비 감독은 지난 1월 자진 사임을 결정했다. 바르셀로나는 22라운드 비야레알과 경기에서 3-5로 패배했다. 사비 감독은 당시 ”바르셀로나의 한 팬으로서 더 이상 이 상황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6월 이후로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발 빠르게 움직여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한지 플릭, 로베르토 데 제르비, 율리안 나겔스만 등 최근 유럽에서 핫한 감독을 최종 후보에 올렸다. 현재 바르셀로나 2군 감독인 라파엘 마르케스의 승진도 고려 중이었다.
감독 선임이 한참인 와중에 사비 감독은 자신의 결정을 번복했다. 선수들은 사비 감독의 잔류를 원하고 있었고, 바르셀로나의 후안 라포르타 회장이 간절하게 설득한 끝에 사비 감독도 유임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그러나 사비 감독과 라포르타 회장의 좋은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사비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의 재정 문제를 꼬집었고, 라포르타 회장은 사비 감독에게 굉장히 실망했다. 바르셀로나 고위층은 사비 감독을 다시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바르셀로나는 새로운 감독 선임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은 플릭이다. 플릭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독일 대표팀의 수석 코치를 역임했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끝으로 물러났다. 2017년 1월까지 독일 축구협회의 디렉터를 맡았고, 이 기간 독일은 메이저 대회에서 최소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썼다.
2019년 7월 플릭은 바이에른 뮌헨 수석 코치 자리에 앉았고 4개월 후 니코 코바치가 성적 부진으로 인해 자진 사임하며 감독 대행을 맡게 됐다. 플릭 감독 체제에서 뮌헨이 좋은 모습을 보이자 구단은 정식 감독으로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뮌헨은 이 시즌 플릭 감독 체제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다.
2020-21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DFL-슈퍼컵에서는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해 40경기 만에 트로피 5개를 들어올렸다. 플릭 감독은 UEFA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우승해 6관왕을 달성했다.
비록 뮌헨을 떠난 뒤 독일 대표팀에서는 좋은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충분히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좋은 감독을 선임하는 셈이다. 플릭 감독은 사비 감독이 자진 사임을 결정했을 때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직접 자신을 바르셀로나에 역제안했다. 플릭은 사비 감독의 유임으로 멀어졌던 바르셀로나행의 기회를 다시 잡았다.
스카이스포츠는 ”계약 상세 내용은 아직 협상 중에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플릭과 바이에른 뮌헨 간의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화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로의 이적은 플릭에게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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