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계에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선수가 등장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3~18일 진행한 20세 이하(U-20) 여자대표팀 소집 훈련에 호출한 장서윤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합뉴스가 24일 내보냈다.
2004년생인 장서윤은 전세계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미국 예일대에 재학 중이다. 그는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로 이주해 자랐다. 일곱 살 때 오빠를 따라 축구를 시작한 장서윤은 FC 댈러스 산하 클럽팀과 론스타고등학교 축구부에서 활약했다.
선수로 생활하면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다. 오전 7시쯤부터 학교 축구부의 아침 훈련을 소화하고 수업을 들은 뒤 오후 4시쯤 학교를 마치면 클럽팀 훈련에 참여했다. 오후 10시쯤 귀가해 학교 과제나 시험공부를 끝마친 뒤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지난해 9월 장서윤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수재들이 모인 예일대에 입학했다. 전공은 신경과학.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장서윤은 운동을 이어갔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아이비리그 콘퍼런스에서 경쟁하는 예일대 운동부 ‘예일 불독스’의 일원이다.
운동을 겸하면서도 성적은 눈부시다. 첫 두 학기 중 경제 과목에서만 B학점을 받고 나머지 수업에서는 모두 A학점을 받았다. 그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축구가 1순위지만 언제까지 축구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 틈을 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윤은 이번 봄 학기를 마치고 마지막 시험을 끝내고 감격에 겨워 펑펑 울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3~18일 강원 태백시에서 진행한 U-20 여자대표팀 소집 훈련에 호출한 것. 장서윤 아버지가 딸의 플레이를 모은 영상을 협회에 보냈고, 박윤정 U-20 여자대표팀 감독이 실제 실력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장서윤을 소집했다.
장서윤은 소집 훈련에서 눈도장 찍기에 성공했다. 박윤정호의 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박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5일 출국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 U-20 대표팀과 두 차례 친선전을 펼친다. 오는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에 대비한 실전 훈련이다.
신장이 172㎝인 장서윤은 센터백,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 후방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김혜리, 임선주(이상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 등 국가대표팀의 주축 수비진이 모두 30대 중반인 상황에서 젊은 수비수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장서윤은 연합뉴스에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게 목표”라며 ”대표팀에서든 소속팀에서든 경쟁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축구가 좋아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며 “여학생들이 운동을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각자 하나뿐인 인생을 잘 즐겼으면 한다.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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