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계에 새로운 별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 예일대에 재학 중인 2004년생 장서윤이 그 주인공이다. 장서윤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근교 프리스코에서 성장했으며,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녀는 7세 때부터 오빠를 따라 축구를 시작했고, FC 댈러스 산하 클럽팀과 론스타고등학교 축구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에는 예일대에 입학하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장서윤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아이비리그 콘퍼런스에서 경쟁하는 예일대 운동부 ‘예일 불독스’의 일원이다. 그녀는 이번 봄학기를 마치고 마지막 시험을 치른 후, 대한축구협회로부터 U-20 여자대표팀 소집 훈련에 호출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렸다.
장서윤의 아버지 장진익 씨가 딸의 플레이 영상을 협회에 보냈고, 이를 본 박윤정 U-20 여자대표팀 감독이 그녀의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어 소집한 것이다. 학기를 마무리하고 급히 항공편을 찾아 태백으로 향한 장서윤은 이번 소집 훈련에서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박윤정호의 미국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5월 25일 출국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 U-20 대표팀과 두 차례 친선전을 치른다. 이는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을 대비한 실전 훈련이다.
장서윤은 172cm의 신장으로 센터백,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 후방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녀의 성장은 한국 여자축구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가대표팀의 주축 수비진이 30대 중반인 상황에서 젊은 수비수의 등장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장서윤은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게 목표”라고 밝히며, 이번 U-20 대표팀 승선을 계기로 선수로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1년 반 전, 경기 중 무릎 부상을 당해 전방십자인대와 반월판이 파열되었지만, 재활을 통해 최근 그라운드로 복귀한 그녀는 의욕이 넘친다.
장서윤이 예일대를 선택한 이유는 고등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NCAA 소속 팀들끼리 신입 선수 모집 경쟁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몇 년 전부터 관계자들이 전국을 돌며 선수 설득에 나선다. 여러 학교를 방문하고 감독들과 대화를 나눠본 후, 예일대의 코칭스태프와 감독의 진심이 마음에 들어 예일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선수 생활과 공부를 병행한 장서윤은 예일대에서도 학업에 집중했다. 그녀는 첫 두 학기 중 경제 과목에서 B학점을 받은 것을 아쉬워하며, 나머지 수업에서는 A학점을 유지했다고 한다. 신경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그녀는 “축구가 1순위지만 언제까지 축구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 틈을 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서윤은 “축구 선수는 언제 다쳐서 경력이 끊길지 모른다. 여자축구선수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 문제로 경력이 더 일찍 끝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본인 결정인데, 시간을 잘 쓰면 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스포츠 환경을 비교하며, 장서윤은 “한국에서도 더 많은 여학생이 좋아하는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축구가 단순히 좋아서 시작한 장서윤은 “제일 중요한 건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여학생들이 운동을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장서윤의 밝은 미래와 그녀가 한국 여자축구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본다.
사진 = 본인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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