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관중의 팔이 (그라운드에)넘어오는 걸 봤다.”
만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성욱(31)의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9회초에 터트린 결승 솔로포는 정말 홈런이 맞았을까. 홍원기 감독은 23일 고척 NC전에 앞서 “노란 철조망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했다. 관중이 그라운드에 팔을 뻗어서 잡았으니 순간적으로 외야 담장 위에 설치된 노란 철조망이 안 보였다는 의미다.
야구규칙상 관중이 그라운드 인플레이 타구에 손을 대거나 접촉하면 볼데드가 선언돼야 한다. 그리고 심판진은 해당 상황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해당 관중이 타구를 잡지 않았다면 타구가 홈런이 됐을 수도 있고, 노란 철조망에 맞고 홈런이 됐을 수도 있고, 노란 철조망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KBO 비디오판독센터는 김성욱의 타구가 홈런이라는 심판진의 원심을 뒤집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느린 그림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면 김성욱의 타구가 외야 관중석에 넘어간 뒤 해당 관중이 잡은 것 같기도 하다. 또 다른 각도에선 홍원기 감독 말대로 그라운드에 팔을 뻗어서 잡은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당시 바로 아래, 그러니까 좌익수로 뛴 키움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의 생각이 궁금했다. 도슨은 23일 NC전서 결승타를 날리고 취재진과 인터뷰했다. 도슨은 이 자리에서 소신발언을 했다. 자신이 1루 덕아웃에 시그널을 보내 홍원기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하게 한 이유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도슨은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 타자가 스윙이 너무 좋았고 진짜 클러치 히트였다”라면서도 “분명 어제 내가 볼 때는 관중의 팔이 (그라운드에) 넘어오는 것을 봤다”라고 했다. 가장 가까이서 봤으니 가장 정확할 수 있다. 도슨의 말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도슨은 해당 상황을 이해도 했다. “비디오로 볼 때 홈런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래도 내가 생각하기엔 저 노란 철조망을 맞췄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어차피 그 다음 타자가 또 2루타를 쳐서, 게임은 진짜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으로 흥미로운 건 타구를 잡은 관중의 반응이었다. 해당 관중은 타구를 잡자마자 흡사 ‘36계 줄행랑’을 치듯 달아났다. 중계방송사가 해당 관중의 모습을 따라가서 잡을 정도였다. 결국 외야 관중석 상단에 자리잡은 모습이 잡혔다.
도슨은 이 관중의 행동 역시 이해했다. 그는 “나도 그 상황이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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