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2019년 4월 16~18일 이후 무려 1862일 만에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스윕승을 손에 넣었다.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이 최소 실점으로 역투했고, ’80억 포수’ 유강남이 장외홈런, 이학주가 멀티홈런을 터뜨리는 등 KIA 마운드를 폭격했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5차전 홈 맞대결에서 10-6으로 승리하며, 주중 3연전을 쓸어담았다.
▲ 선발 라인업
KIA :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한준수(포수)-홍종표(2루수)-박정우(중견수), 선발 투수 김사윤.
롯데 : 황성빈(좌익수)-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김민성(3루수)-나승엽(1루수)-유강남(포수)-신윤후(우익수)-이학주(유격수), 선발 애런 윌커슨.
연이틀 롯데가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가운데, 주중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초반의 흐름은 KIA가 잡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마황’ 황성빈의 수비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전날(22일)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얻어내며 홀로 존재감을 폭발시켰던 박찬호가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는데, 이때 롯데 좌익수 황성빈이 무리한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면서 공을 뒤로 빠뜨리게 됐고, 단타성 타구가 2루타로 연결되면서 KIA가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KIA 입장에서는 행운이 따랐고, 롯데 입장에서는 아쉬운 수비가 연달아 발생했다. 무사 2루에서 김도영이 친 타구가 이번에도 좌익수 방면으로 향했는데, 황성빈이 뒤쪽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타구 판단에 실수를 범했던 것. 뒤늦게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방향을 바꿨으나, 김도영의 타구가 황성빈의 글러브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이후 나성범의 진루타로 마련된 2, 3루 찬스에서 이우성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경기 초반의 흐름을 손에 쥐었다.
황성빈이 1회초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이었다면, KIA는 선발 김사윤이 스스로 무너졌다. 롯데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동희가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터뜨리며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다. 이후 김사윤의 폭투가 나오면서 더욱 확실한 찬스가 만들어졌는데, 빅터 레이예스가 친 타구가 투수 방면으로 굴렀다. 그런데 이때 김사윤의 송구 실책이 발생하면서 모든 주자가 살았고, 롯데가 한 점을 따라붙었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롯데는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고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김민성의 몸에 맞는 볼, 나승엽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후속타자 유강남이 밀어내기 사구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신윤후의 내야 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3-2로 달아났다. 다만 신윤후의 내야 안타 때 2루 주자였던 나승엽이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다가 아웃이 되면서 롯데는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곧바로 간격을 벌려나갔다.
롯데는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황성빈이 KIA의 바뀐 투수 윤중현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도루 성공으로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고, 윤동희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 때 황성빈이 3루 베이스에 안착, 고승민이 적시타를 쳐 4-2로 달아났다. 그리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이학주가 윤중현의 초구 139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타구속도 172.5km의 벼락같은 솔로홈런을 작렬시켜 한 점을 더 도망갔다.
KIA도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KIA는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도영이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의 4구째 135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나성범 또한 윌커슨의 초구 132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간격을 2점차로 좁혔다.
하지만 롯데는 6회말 공격에서 KIA의 추격 의지를 제대로 꺾었다. 최근 타격감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유강남이 KIA의 바뀐투수 전상현의 4구째 143km 직구사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무려 179.6km의 속도로 뻗어나가더니, 사직구장 좌측 장외 홈런으로 연결됐다. 구단 ‘트랙맨’에 측정된 비거리는 135.4m로 KBO가 장외홈런을 공식적으로 집계한 2020년 이후 기준으로는 역대 5번째로 연결됐다.
경기 초반 KIA 타선을 상대로 어려운 투구를 펼치던 ‘사직예수’ 윌커슨은 투구수 90구를 기록한 상황에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박정우와 박찬호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런데 박찬호가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KIA 벤치에서 ‘태블릿 PC’를 들고 나와 무언가 항의를 펼쳤다. KBO에 따르면 ABS 수신기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으나, 태블릿에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것처럼 표기가 된 까닭. KBO 관계자는 “간혹 그래픽에 표기가 될 때 이런 현상이 있다. 스트라이크는 맞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성범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롯데는 7회말 2사 1루에서 나승엽이 KIA 이준영의 초구 131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이번에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시키며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선발 윌커슨이 제 몫 이상의 투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본격 굳히기에 나섰고, 전미르(⅔이닝 1실점)-임준섭-김상수(⅓이닝)가 차례로 등판해 8회를 막아냈다. 그리고 8회말 이학주의 두 번째 홈런과 빅터 레이예스의 적시타 10-4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9회에도 김상수가 등판해 2실점을 기록했으나, 리드를 지켜낸 채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지난해 8월 15~17일 사직 KT 위즈전 이후 280일 만의 스윕승을 기록했고, 2019년 4월 16~18일 이후 무려 1862일 만에 KIA를 상대로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가 LG 트윈스에 무릎을 꿇으면서, 탈꼴찌에 성공하며 9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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