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의 임기가 8개월여 남은 가운데, 정 회장이 최대 주주인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축협 공식 파트너사로 깜짝 등장했다. 빗발치는 사퇴 여론을 무시하고 정 회장이 내년 1월로 예정된 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23일 HDC 및 HDC현대산업개발과 공식 파트너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내달 1일부터 2028년 5월 31일까지 4년이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협회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정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포니정재단을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현대 계열사 후원을 받기는 했지만,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HDC를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시키진 않았다.
갑작스러운 HDC의 등판을 놓고, 축구계에선 정 회장이 4연임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협회가 최근 천안축구센터 건립 및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위약금 등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HDC와의 공식 파트너 계약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게 아니냐는 취지다.
축협회장 임기는 4년으로, 정 회장이 내년 1월 선거에서 4연임되면 새 임기와 HDC 파트너 계약기간이 거의 겹치게 된다.
정 회장은 앞서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도 집행위원에 단독 출마해 선임되는 등 4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돌입했다.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도전이 가능한데,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에 오르면 심의 통과 가능성이 커진다. 정 회장이 축협회장 4연임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AFC 집행위원에 출마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정 회장의 세 번째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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