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이병헌(24)이 영어 공부와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주전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년간 2군에서 무명 생활을 하던 그는 외국인 투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영어 회화를 공부했고, 올해 25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 도루 저지율 1위(0.375)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포수의 평가 기준이 크게 달라졌다. 기존에는 포구 기술로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프레이밍’ 능력이 중요했으나, ABS 도입 후에는 무용지물이 됐다. 대신 주자를 잡아내는 수비 능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올 시즌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도루 시도가 늘어남에 따라 포수의 책임감도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병헌은 28경기에 출전해 도루 저지율 0.375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경기에서는 9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루 도루를 시도한 배정대를 강한 어깨로 잡아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병헌은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는 22일까지 타율 0.292를 기록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그의 성장을 두고 강민호의 후계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 입단한 이병헌은 지난해까지 1군 26경기에 출전한 무명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특히 영어 공부를 통해 외국인 투수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여 팀 내 입지를 다졌다.
박진만 감독은 2023년 7월 김태군을 KIA로 트레이드하면서 강민호의 백업 포수가 필요했다. 이병헌은 외국인 투수들과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백업 포수로 낙점되었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뛰어난 타격 실력과 안정적인 포구 능력, 송구 능력을 펼치며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이병헌은 이름과 관련된 사연도 공개했다.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인 ‘병헌’은 ‘밝을 병(炳)’과 ‘법 헌(憲)’자로 구성되어 있다. 법조인이 되어 세상을 밝히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는 야구 선수로서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할아버지는 올해 3월 세상을 떠났지만, 손자의 활약을 지켜보며 기뻐할 것이다.
이병헌은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 주전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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