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관중이 경기결과를 결정했다?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NC 다이노스전이 사실상 그렇게 됐다. 3-3 동점이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NC 오른손타자 김성욱이 키움 마무리 주승우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6구 148km 패스트볼이 가운데에서 약간 바깥으로 향하는 하이패스트볼이었다.
한 방이 있는 김성욱이 이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갈 듯 말 듯했다. 그런데 이 타구를 키움 좌익수 로니 도슨은 사실상 수비를 포기했음에도 3명의 외야 관중이 글러브를 끼고 경쟁했다. 그 중 흰색 옷을 입은 관중이 타구를 정확하게 포구했다.
이때 도슨이 1루 덕아웃으로 사인을 보내 비디오판독을 요구하게 했다. 키움으로선 승패가 갈릴 수 있는 한 방이라 당연히 비디오판독을 신청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KBO 비디오판독센터에서 원심을 뒤집을만한 확실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홈런 인정.
단, 중계방송사의 느린 그림을 보면 애매한 측면은 있다. 몇몇 장면을 보여줬는데, 어떤 장면에선 관중이 외야 담장 위에 설치된 노란 바의 밖으로(관중기준에서) 팔을 내민 채 타구를 잡는 것 같기도 하다. 글러브가 바깥으로 나왔다. 이러면 홈런이 아니라 안타가 될 타구를 관중이 잡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또 다른 장면들을 보면 넘어간 타구를 노란 바 안에서 잡은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애매했다. 비디오판독센터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택근 해설위원도 “예상이 안 된다. 정말 애매하네요”라고 했다. 결국 주어진 시간 3분을 꽉 채운 결과 원심 유지.
그러자 도슨이 허탈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혔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타구를 바로 밑에서 지켜본 도슨으로선 충분히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만한 타구이긴 했다고 지적했다.
야구규칙에 따르면, 관중이 타구에 방해를 줬다고 판단되면 우선 볼 데드가 선언된다. 그리고 방해가 없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 결국 심판진의 결론도 홈런이었고, 비디오판독센터의 결론도 홈런이었다.
만약 관중이 타구를 낚아채지 않았다면, 가지 않은 길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김성욱에겐 짜릿한 한 방이었다는 점이다. 김성욱은 올 시즌 47경기서 타율 0.204 8홈런 27타점 26득점 6도루 OPS 0.739다. 본래 애버리지는 낮고 한 방은 있는 타자다.
댓글0